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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글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것이고, 뒤의 말은 그에 대한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의 응수다.
시작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활동 등으로 ‘자기정치’ 비판을 받아온 조 수석이 한 방송사에 보낸 문자 메시지였다. 조 수석은 “자기정치를 시작했다는 건 황당한 풍문에 불과할 뿐, ‘퍼스트 펭귄’이 되고자 할 뿐이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 메시지 내용뿐 아니라 ‘퍼스트 펭귄’도 새삼 회자됐다. 지식백과를 보면, 퍼스트 펭귄이란 ‘불확실하고 위험한 상황에서 용기를 내 먼저 도전함으로써 다른 이들에게도 참여의 동기를 유발하는 선구자’란 의미다. 무리지어 생활하는 펭귄 중 먹잇감을 구하기 위해 가장 먼저 바다에 뛰어들어 다른 펭귄들도 뒤따르도록 이끄는 펭귄을 가리킨다. 미국 카네기멜론 대학의 컴퓨터공학과 교수였던 랜디 포시가 마지막 수업에서 한 말이라고 한다.
조 수석은 그간의 뒷담화들에 해명하고 ‘퍼스트 펭귄이 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인데, 이 메시지는 김정화 대변인의 ‘먹잇감’이 됐다.
김 대변인은 6일 논평을 통해 “현안에 대해 건건이 페이스북에 입장을 내더니 이제는 방송사를 통해 자기정치를 하기로 했나”라며 “민폐(民弊) 끼치는 민정수석(民政首席)”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펭귄은 죄가 없다”며 “괜한 펭귄 잡지 말고, 부실한 인사검증이나 잘하라”고 일갈했다.
김 대변인은 조 수석에게 ‘선물’도 했다. 그는 “퍼스트 펭귄을 자인하는 조국 수석 비서관에게 사자성어를 선물한다. 야랑자대(夜郞自大)”라고 논평을 마쳤다. 야랑지대, ‘자기 능력을 모르고 위세를 부린다’는 뜻이다.
‘퍼스트 펭귄’ 외국 석학의 말을 가져다 스스로를 표현한 조 수석, ‘자아도취’ ‘야랑자대’ 중국 사자성어를 빌어 그를 비판한 김 대변인의 모습이 맞물린 풍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