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승찬기자] 11월 국내 자동차 판매가 3년여만에 최악의 판매 감소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세계적인 자동차 수요의 급감이 국내에서도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5일 다이와증권에 따르면 11월20일까지의 국내 자동차 판매는 전월대비 3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6년 1월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현대차(005380)의 경우 전월대비 26.9% 판매가 감소했고, 기아차(000270)는 22.7%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GM대우는 38.1% 급감해 가장 낙폭이 컸다. 쌍용차(003620)는 11.7%, 르노삼성은 11.2% 각각 줄었다.
정상엽 다이와증권 연구원은 "국내 자동차 판매의 감소가 생각보다 현저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소형차와 대형차 전반에 걸쳐 판매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 심각한 점은 자동차 가격의 인하가 수요 회복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데 있다. 전반적인 시중금리 상승으로 자동차할부의 금리가 높아지면서 부담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자동차 할부금융을 담당하는 현대캐피탈의 경우 이달 1일부터 할부금리를 8.25%에서 8.75%로 0.5%포인트(36개월 정액할부 기준) 높인 바 있다.
정 연구원은 "딜러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자동차 가격을 인하하더라도 소비자들이 금방 반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가 자동차세를 대대적인 내려주거나 캐피탈 회사에 유동성을 지원하는 등의 해결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와증권은 11월 판매급감을 감안해 연말까지 자동차 관련주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 연구원은 "판매 급감으로 국내 자동차업체들의 4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나빠질 수 있다"며 "미국 빅3의 파산 가능성으로 보호무역주의가 성행할 수 있고, 이에 따라 미국의 소비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자동차 관련주의 주가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나마 경기방어적인 측면이 있는 현대모비스는 추천할만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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