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자영기자] "우리 아파트도 분양가를 깎아달라"
용인·김포 일대에서 아파트를 분양 받은 계약자들이 분양가 인하를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일부 미분양 아파트들이 분양가를 내리자, 같은 지역 내 다른 단지 계약자들도 분양가 할인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계약자들은 분양가 인하 관철을 위해 본사 시위, 계약 해지 등 실력 행사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2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용인 하갈동 신안인스빌 1단지 입주예정자들은 다음주 분양가 인하 촉구를 위해 신안종합건설 본사를 항의 방문할 예정이다.
이들은 신안 측이 호수조망을 이유로 분양가를 높게 책정했는데 정작 단지 앞에 골프장 시설이 들어서면서 호수를 볼 수 없게 됐다며 분양가 일부를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 아파트 입주예정자 모임 관계자는 "용인 신봉 동일하이빌이 분양가를 인하하면서 입주예정자들이 신안 측에 갖고 있던 불만이 한꺼번에 폭발했다"며 "최소 분양가 10% 인하는 관철시켜야 한다는 게 입주예정자들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월드건설도 김포 고촌 월드메르디앙 기존 계약자들의 분양가 인하 요구를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분양한 김포 고촌 월드메르디앙 158㎡ 분양가를 3100만원(5%) 낮춰 분양 중이다.
하지만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른 평형 기존 계약자들이 회사 측에 동일한 분양가 할인을 요구, 난처한 상황에 처한 상태다.
용인 공세지구에서 2000가구의 대단지를 분양한 대주건설도 입주 예정자들의 분양가 인하요구에 직면했다. 입주예정자들은 분양가를 35~40% 깎아줄 것을 요구하며 대주건설과 용인시를 상대로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고분양가와 관련해 감사원 감사를 청구해 놓고 있다.
이밖에 용인 신갈동 성원상떼힐, 용인 동천동 삼성래미안 입주예정자들도 동일하이빌 분양가 인하를 계기로 해당 건설사에 분양가 인하를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주택업체들은 기존 계약자들의 분양가 인하 요구를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행, 시공이 나눠진 상황에서 주택업체가 독자적으로 분양가를 내리는 것은 쉽지 않다"라며 " 특히 기존 계약자까지 분양가 할인을 해줄 경우 막대한 자금이 소요돼, 자금난을 겪고 있는 회사 입장에선 사실상 힘들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