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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10평형대 일반분양, 잘 될까?

윤진섭 기자I 2004.12.10 09:56:14

내년 상반기 1600가구 이상 `10평형 꼬마아파트` 대거 선보여
업계 성공 여부 두고 관심..조합원 편의 발상 곱지 않은 시선도 있어

[edaily 윤진섭기자] 강남지역에서 10평형대 분양이 다시 성공할 수 있을까? 내년 상반기에 서울 강남지역에서 10평형대 `초소형 꼬마아파트` 1600가구 이상이 대거 일반 분양된다. 지난 2차 서울 동시분양에 선보인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 2차 아파트 11평형 178가구에 이어 두 번째 초소형 분양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강남권에서 10평형대 분양이 성공할 것인가를 둘러싸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저밀도 재건축 조합과 건설사들은 강남권 임대수요가 탄탄하다는 점을 들어 분양 성공을 자신하고 있는 반면 부동산 전문가들은 시장 침체,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대거 일반 분양이 쏟아진다는 점을 들어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내년 상반기 강남권 저밀도 2681가구 일반분양..10평형대 1628가구 차지 10일 주택업계와 재건축 조합 등에 따르면 내년 잠실, 청담·도곡 등 저밀도지구를 중심으로 4개 재건축 단지에서 일반 분양되는 물량은 총 2681가구. 이중 10평형대 초소형 꼬마 아파트는 1682가구로 전체 공급물량의 60.7%를 차지한다. 개별 분양 물량을 살펴보면 관리처분 총회를 마치고 내년 1월을 전후해 일반분양이 예정돼 있는 잠실주공 2단지는 기존 13평~19평형 4450가구를 12평~48평형 5563가구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시공사는 삼성물산(000830) 주택부문, 대우건설(047040), 대림산업(000210), 우방(013200) 등 4개사로 일반 분양은 총 1123가구. 이중 12평형이 868가구에 달한다. 내년 1~2월 분양 예정인 잠실시영 아파트도 16평형 초소형 꼬마 아파트가 분양 예정돼 있다. 이 아파트는 16~52평형 6864가구로 재건축되는데 이중 16평형 344가구와 26평형 529가구가 일반 분양으로 계획돼 있다. 조합원 내 평형 배정 문제로 사업 진행이 더딘 강남구 삼성동 차관아파트(AID)의 경우 일반 분양 물량 416가구 모두 12~18평형으로 초소형 물량이다. ◇10평형대 분양 잘 될 수 있나, 업계 분양 성공 여부 두고 관심 저밀도 재건축 조합과 시공회사는 내심 성공을 자신하는 분위기다. 이는 지난 2차에 현대산업(012630)개발이 선보인 개나리 2차 11평형이 당초 예상을 뒤엎고 7.9대 1에 이르는 높은 청약경쟁률로 분양됐다는 점도 이 같은 분위기를 뒷받침하고 있다. 잠실시영(사진-철거전 모습)을 분양하는 쌍용건설(012650) 관계자는 “잠실이나 강남 일대 테헤란로 인근에는 직장 부근에서 잠만 자는 전문직 종사자가 많다"며 "이들이 기존 고급 오피스텔에서 아파트로 거주지를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 임대전망이 밝고, 이를 겨냥한 청약수요자들이 청약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상황을 그리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 중개업소와 전문가들도 더러 있다. 잠실 A공인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예전 같지 않고 무엇보다 분양가격이 평당 1500만원대 안팎으로 높게 결정돼, 분양에 애를 먹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명숙 스피드뱅크 경제연구소 소장도 “개발이익환수를 피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에 이들 단지에서 분양이 집중될 텐데, 단기에 10평형대 아파트가 대거 쏟아지는 것 자체가 공급 과잉을 불러올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부동산 경기에 분양에 나서는 업체들의 고민이 클 것”이라고 예측했다. ◇강남권 초소형 아파트 분양.. 재건축 조합원 편의 논란 있어 한편 이 같은 초소형 아파트가 조합원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편의적 발상이란 지적도 거론되고 있다. 이 같은 초소형 아파트가 선보이는 데는 저밀도 재건축 조합들이 소형평형의무비율 등을 지키면서 40평형 이상을 고집하는 조합원들의 평형배정 요구를 들어주기 위한 고육지책의 성격이 짙다. 저밀도 재건축은 현행 소형평형의무비율에 따라 일반분양의 경우 60㎡(전용면적 18평-분양평형 24평형) 20%, 85㎡(전용면적 25.7평-분양평형 33평형) 40% 그리고 나머지 평형 40%로 짓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영동차관, 잠실시영, 잠실주공 2단지 모두 조합원들이 큰 평형 배정을 요구하고 나서 조합측은 불가피하게 소형평형의무비율을 지키는 범위에서 일반분양 물량의 평형을 최소화시키고, 줄어든 평형만큼 조합원들에게 배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재건축 조합 관계자들은 “조합원들이 40평형대 이상 중대형 아파트 배정을 둘러싸고 소송까지 가는 상황에서 소형평형(전용면적 18평 이하) 20% 비율을 맞추다 보니 결과적으로 일반분양 물량을 초소형으로 지을 밖에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재건축 조합들이 초소형 평수를 과도하게 늘린 것은 애초의 재건축 소형평형 의무비율 취지에서 벗어났다는 지적도 있다. 전용 18평이하면 25평형을 지을 수 있는데도, 조합원의 중대형 평형 배정을 최대한 늘리면서 가구 수 비율을 꿰맞추려다 보니 기형적인 평형 구성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곽창석 부동산퍼스트 이사는 "법적으론 문제는 없지만 실수요자들을 위한 강남의 주택공급 확대라는 측면에선 이 같은 꼬마 아파트 일반분양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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