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윤경기자] 미국 기업들의 3분기 실적발표 시즌이 본격화되면서 프로포마회계(특별손익을 임의로 제거하는 회계)가 다시 한번 도마에 오르고 있다고 LA타임즈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의회와 규제당국은 기업들이 각종 악재성 뉴스들을 무시하는 "실적 자아내기(spinning)"를 그만 둘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 정부가 최근의 회계 스캔들로 인해 추락한 시장 신뢰 되찾기를 위해 마련한 기업개혁법안 사바네스-옥슬리법은 이를 부채질 하고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사바네스-옥슬리법은 프로포마회계를 택하고 있는 기업들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 법안은 중대한 사안을 빠뜨린 소식을 전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달중 법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기업 IR관계자들의 모임인 전미IR협회(NIRI)는 지난주 자발적인 투자자 신뢰회복을 위해 협회의 재무제표 가이드라인을 따를 것을 기업들에게 촉구했다.
IR협회가 제시한 가이드라인 가운데 하나는 기업들이 먼저 일반기업회계관행(GAAP)에 따른 실적을 발표한 뒤 프로포마회계에 따른 실적을 발표하라는 것이다.
IR협회 대표인 루이스 톰슨은 "실적의 질적 측면이 모두 제시되어야 한다"면서 "프로포마회계에 대해 분석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기업 신뢰성의 문제"라고 못박았다.
애널리스트들 또한 프로포마실적이 기업 경영의 실제적인 측면을 가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합병 이후 발표되는 프로포마실적은 마치 회사가 합병 이전부터 그러한 실적을 올린 것처럼 투자자들을 오도하기 쉽다.
규제당국과 비판가들은 많은 기업들이 특별손실을 감추기 위해 이러한 프로포마회계를 적용시켜 왔다고 말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를 비꼬아 "재발하지 않은 비용을 재발시키기(recurring non-recurring charges)" 혹은 "나쁜 소식을 전하기전 실적(EBBS;Earnings Before Bad Stuff)"라고 지칭한다.
이미 기업들은 프로포마회계에서 GAAP회계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다. IR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48%의 기업들이 프로포마실적과 GAAP실적을 함께 발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2분기 40%에 비해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프로포마 실적을 먼저 발표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브로드컴, HMO퍼시피케어헬스시스템즈 등이 있다. 월트디즈니의 경우에는 GAAP 실적을 먼저 발표한 뒤 프로포마 실적을 내놓았다.
톰슨파이낸셜/퍼스트콜의 척 힐 이사는 "많은 기업들이 실적발표에 있어 점점더 솔직해지고 있지만 그 속도가 아직 빠르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렇게 회계스캔들로 얼룩진 상황에서는 신속하게 투자자들을 위한 자세로 향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SEC가 기업들의 법망을 빠져나갈 여지를 없앨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