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천구에 거주하는 김모(30)씨는 “얼마 전 화분을 들여왔는데 러브버그가 딸려와 집에서 발견됐다”며 “익충이란 것을 알지만 징그러운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러브버그는 환경정화에 도움을 주는 익충이지만 생김새가 징그러워 방역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빗발치는 상황이다.
지난해 러브버그가 대량 들이닥쳤던 서울 은평구 등에선 올해도 러브버그 확산에 대한 상인들의 우려가 나온다. 은평구 대림시장에서 생선가게를 운영하는 60대 A씨는 “벌레가 틈새로 끼어들고 음식까지 내려 앉아, 하루종일 파리채로 쫓아내야 했다”며 “몇 년전부터 계속 이맘때 나왔던 것 같은데 왜 대책이 없냐”고 불만을 터트렸다. 한식당을 운영하는 박모(55)씨는 “출입문이나 유리에 너무 많은 벌레가 붙어 있었어 치우는 것도 일”이라며 “생긴 게 징그러워서 손님들이 더 안 오는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앞서 지난달 팅거벨로 불리는 동양 하루살이의 출몰로 성동구를 중심으로 한강변에 있는 자치구가 벌레와의 전쟁을 치른 바 있다. 각 자치구는 포충기를 추가설치하고 방제 작업을 실시하는 등 동양 하루살이 잡이에 나섰다. 동양 하루살이 역시 러브버그와 마찬가지로 약 일주일 앞서 출몰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온난화로 인해 벌레 출현 시기가 다소 앞당겨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석좌교수는 “변온 동물인 곤충의 경우 외부 온도에 따라 체온이 변하기 때문에 기온이 높아지면 성장 속도가 빨라진다”며 “출현 시기가 계속해서 앞당겨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동양하루살이와 러브버그 등은 익충이기 때문에 무분별한 방역보다는 주거지 등을 중심으로 제한적인 방충 활동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석좌교수는 “이러한 곤충들은 우리 생태계에 좋은 먹이 사슬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대규모 방역은 힘들다”며 “각 가정에서 집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틈새를 막거나 젖은 벽에 잘 앉지 않는다는 특성을 활용해 아침에 벽 등에 물을 뿌려놓는 활동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