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앤씨재단 제주 전시회, 개막 3주만에 관람객 5000명 돌파

김영수 기자I 2021.05.20 09:01:10

‘혐오없는 세상 만들자’ 전시 메시지..사회에 큰 반향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전시장을 돌면서 소름이 돋을 만큼 깊이 있는 작품들이었습니다.”

티앤씨재단이 지난달 24일부터 제주 서귀포시 포도뮤지엄에서 ‘혐오없는 세상을 꿈꾼다’를 주제로 열고 있는 ‘너와 내가 만든 세상-제주展’에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수준 높은 작품들이 많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제주라는 지리적 제약과 코로나19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개막 3주만에 벌써 5000명이 넘는 관람객들이 찾을 만큼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히 최근 국내에서 불거진 ‘여혐’, ‘남혐’ 등 젠더갈등이나 일부 국가에서의 아시안혐오 등 극단적 혐오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혐오와 차별의 감정을 공감과 포용의 문화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이번 전시회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케테 콜비츠의 ‘아가, 봄이 왔다-여인과 두아이’. (사진=티앤씨재단)
김희영 재단 대표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한 이번 전시는 지난해 11월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너와 내가 만든 세상-서울展’을 확대해 마련했다. 기존 강애란, 권용주, 성립, 이용백, 최수진, 쿠와쿠보 료타 작가 외에 진기종, 중국 장샤오강 작가가 새로 합류하면서 회화와 설치 미술, 미디어, 조각, 드로잉 등 다양한 작품들이 추가로 전시되고 있다.

전시관 1층은 5개의 테마 공간으로 구성됐다. 이 중 ‘소문의 벽’과 같은 인터렉티브 공간에서는 시각과 청각의 입체적 경험을 체험할 수 있다. 사방이 거울로 된 공간인 ‘패닉 부스’에서는 폭력의 이미지를 다면적으로 느낄 수 있다.

2층에는 독일 현대 미술사를 대표하는 작가 케테 콜비츠의 ‘아가, 봄이 왔다’가 전시 중이다. 콜비츠는 세계 1, 2차 대전에서 아들과 손자를 잃은 아픔을 작품으로 표현했다.

▲비뚤어진 공감. (사진=티앤씨재단)
가족여행을 왔다가 전시회를 찾았다는 최모(45·서울)씨는 “혐오와 편견이 세상을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차분히 성찰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며 “특히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교육이 된 것 같아 뿌듯했다”고 말했다.

관람객들이 인터넷에 올리는 전시회 후기에서도 반응이 뜨겁다. 한 관람객은 “전시를 보다가 눈물을 흘린 건 내 평생 처음”이라며 “제주에 계시거나 제주를 가실 분들에게 꼭 추천한다”고 적었다. 또다른 관람객은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울림이 있는 작품이었다”고 평가했다.

김희영 대표는 “몇 년 전 다보스에서 크로스 로드의 난민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 타인의 고통에 동화되어 보는 경험이 공감의 핵심 임을 깨닫고 이번 전시를 구상하게 됐다”며 “많은 관람객이 혐오와 차별의 해악성을 돌아보고 공감과 화합의 메시지를 나눴으면 한다”고 말했다.

내년 3월 말까지 진행될 이번 전시회는 포털사이트 사전 예약 시스템을 통해 관람 신청이 가능하며 5월말까지는 무료 개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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