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연쇄살인 사건 진범으로 뒤늦게 밝혀진 이춘재가 8차 사건 재심 재판 증인으로 채택돼 2일 수원지법에 출석한다. 재심을 맡은 수원지법 형사12부는 언론 사진, 영상 촬영 요청은 불허했다.
법원조직법에 따라 공공 이익을 위해 필요하거나 피고인 동의가 있을 때는 공판 개시 전이나 판결 선고시 법정 내 촬영을 허가할 수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춘재의 경우 증인 지위로 출석할 뿐이라 촬영을 허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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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벌어져 30년 넘게 진범을 찾지 못했던 연쇄살인사건의 진범 얼굴이 일반에 공개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으나 이날 법원 결정으로 무위가 됐다. 여기에 이춘재 자신이 피고가 될 수 있는 재판의 경우 공소시효 만료로 이루어지기 어려워 공판을 통해 이춘재 얼굴이 공개될 가능성은 앞으로도 어려워졌다.
경찰 역시 지난해 12월 심의위원회를 열어 이춘재 이름을 공개하기로 결정했으나 얼굴은 공개 대상에서 제외한 바 있다.
얼굴 미공개 결정에 대해서는 여론의 불만이 감지된다. 30년 넘게 미제로 남겨져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큰 고통을 준 것은 물론 국민적인 관심사였던 사건 진범의 모습을 상징적인 차원에서도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다.
한편 재심이 열리는 이춘재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 화성군 박모씨 집에서 13세 딸리 성폭행당하고 숨진 사건이다.
이듬해 범인으로 검거된 윤성여씨 자백으로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됐으나 윤씨는 상소하면서 경찰 강압수사로 허위자백을 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윤씨는 억울한 옥살이를 20년이나 한 뒤 가석방돼 지난해 11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이 올해 1월 이를 받아들여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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