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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장에게 듣는다]박춘희 송파구청장 "서울시 재건축 35층 일괄제한은 문제"

박철근 기자I 2017.02.15 06:30:00

전국 최초 ‘책 박물관’ 건립 주력…‘책 읽는 송파’ 문화 확산
관광인프라 개선…잠실 중심서 관광 송파로 체질 개선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재건축 아파트의 층수를 35층으로 일괄 제한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송파구청에서 만난 박춘희(63) 송파구청장은 서울시의 재건축 아파트 층수제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시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지만 시장이 바뀔 경우 재건축 아파트 제한 기준이 또 바뀔 수 있어 혼란만 거듭할 수 있다”며 “주변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재건축 아파트 층수제한 논란은 지난 1일 잠실 5단지의 최고 50층 재건축 계획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보류 판정을 받으면서 촉발됐다. 시는 잠실 5단지가 문화·업무·전시 등 도심 기능에 해당하는 용도를 도입하면 주민 제안대로 준주거지역으로 바꿔 초고층 재건축을 조건부로 허가한다는 방침이다.

◇“민선 6기 마지막해…여성·아동·청소년 친화도시 조성 주력”

박 구청장은 “내년에 지방선거가 치러지기 때문에 사실상 올해가 민선 6기의 마지막해”라며 “2012년 송파구가 관광특구로 지정됐지만 면세점 등이 위치한 잠실 인근에만 주로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 풍납토성, 올림픽공원 일대 등 송파의 자랑거리를 하나의 관광벨트로 묶어 송파구 전역을 관광의 명소로 만드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관광 송파 구축 외에도 △미래지향적 도시 건설 △안전 송파 구현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 △청소년이 행복한 도시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송파 등을 올해 역점 추진 사업으로 꼽았다.

여성친화적 도시를 만들기 위해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고학력 경력단절여성의 지역맞춤형 일자리 확대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여성친화적 관광도시 조성 등 46개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청소년이 행복한 송파구를 위해 지난 2014년 시작한 ‘청소년 문화의 집’ 프로젝트는 오는 23일 착공을 앞두고 있다. 2018년 상반기에 개관하면 청소년들의 체육활동과 스튜디오, 북카페 등 활용도가 높은 여가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남은 임기동안 전국 최초의 ‘책 박물관’ 건립 등 문화와 관광이 어우러지는 송파구 만들기에 주력할 계획이다. (사진= 송파구)
◇전국 최초 ‘책 박물관’ 건립…2018년 상반기 개관

그는 임기 중 치적으로 ‘책 읽는 송파’를 꼽았다. 박 구청장은 “책을 읽으면 지식을 넘어 지혜가 생기게 된다”며 “스마트폰과 PC 등 IT(정보기술) 기기을 통한 단편적 지식 습득에 그치지 않고 책을 통해 지혜와 통찰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강력하게 추진하는 대표적인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2012년 127만여명이 이용하던 공공도서관은 4년만인 지난해 약 2배 늘어난 242만명으로 이용객이 늘었다. 같은 기간 공공도서관 수도 8개에서 10개로, 보유장서도 25만여권에서 33만여권까지 각각 증가했다. 작은 도서관도 민선 5기 시절 66개에서 지난해 말 70개로 늘렸다. 올해 말까지 2개를 추가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송파는 단순히 공공도서관과 보유장서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테마별 무인책장 등을 설치해 구민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예를 들어 올림픽공원 인근에 있는 무인책장에는 세계 각 공원들을 소개하는 책들을 비치해 공원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식이다.

책 읽는 송파 구현의 방점은 전국 최초의 책 전문 공립박물관인 ‘책 박물관’이다.

가락동 시영아파트 재건축 사업과정에서기부채납 받은 부지에 지어질 박물관은 연면적 7500㎡(약 2268평)에 지하1층·지상 3층 규모로 조성된다. 이곳은 박물관과 도서관 기능을 복합해 주민들이 책의 가치를 체험하면서 휴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그는 “건축 설계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3월이면 착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내년 상반기 개관을 목표로 진행 중이며 다양한 문화예술교육기관과 협력을 통해 지역 문화예술의 중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개발·교통혼잡 해소에 남은 임기 주력

박 구청장은 교통문제 미해결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그는 “탄천변 동측 확장공사는 제2롯데월드와 함께 마무리가 됐어야 하지만 아직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며 “남은 임기 동안 교통혼잡문제를 해소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전했다.

주민들과 일부 갈등을 겪고 있는 가락시장 현대화 사업도 박 구청장이 신경 쓰는 부분 중 하나다. 가락시장 현대화사업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2·3단계 기본계획을 일부 변경하면서 공사기간이 2018년에서 2025년으로 연장되고 대규모 옥상공원도 연속성 없는 녹지조성계획으로 변경됐다. 박 구청장은 “주민의견이 사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농수산식품공사와 지속 협의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박춘희 구청장

△1954년생 △경남여고 △부산대 △건국대 행정학 박사 △서울가정법원 가사조정위원 △바른선거시민모임 법률자문위원 △한나라당 클린공천감시단 위원 △민선 5·6기 송파구청장 △광저우 국제도시혁신상 △세계보건기구 건강도시어워즈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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