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용호 내정자 "국세청, 권력기관 아니다"(종합)

[이데일리 안승찬기자] 신임 국세청장으로 내정된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은 "국세청은 권력기관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백 내정자는 22일 기자들과 만나 "국세청은 행정부서의 하나이지 권력기관이 아니다"라며 "개인의 재산이나 소득과 관련된 부분이기 때문에 그만큼 도덕성과 청렴성이 기반이 돼야 저항도 적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소신과 원칙을 저버리는 정책결정을 하지않도록 하겠다"며 "국세청도 국민들에게 봉사하는 기관 아니냐. 최소한 국민들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내정자는 청와대에서 국세청 개혁과 관련해 특별한 주문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어제 아침 청와대에서 통보를 받았는데 그냥 `잘 하실 것이다`란 말씀만 하더라"라며 "대통령께서 맡겨놓으면 잘하리란 기대가 있으니까 맡긴거 아니겠느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백 내정자는 국세청 내부의 반발을 의식한듯 일방적인 국세청 개혁과 쇄신은 없을 것이라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백 내정자는 "조직장악이란 단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며 "공정위에 있을 때도 한마음 한몸이 되려고 했고, 국세청에 가서도 조직과 한마음 한몸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혁이다 쇄신이다 이야기가 나오는데, 국세청에 근무하는 공직자분들이 국민 신뢰를 받기 위해 어떻게 해야한다는 공감대가 이미 서 있을 것"이라며 "이걸 내가 이해하고 풀면 되는 것이지 위에서 내려오는 일방적인 쇄신이나 개혁은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현황을 파악하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이해하고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라며 "여러사람의 의견을 우선 듣고 사실을 파악한 이후 적절한 시점에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세청 내부게시판에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 대한 비판 글을 올려 파면조치당한 나주세무서 김동일 계장 사건과 관련해선 "언론에 나온 것 이상의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아 입장을 내놓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일반적으로 내부 비판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고, 당연히 수용을 해야되는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내부 비판을 못받아들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조직을 같이 발전하자는 공감 속에서 비판은 들어야할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 위원장은 "공정위원장으로서의 임기를 끝까지 마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며 "국세청과 관련한 전공자가 아니고 경험이 없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