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 여파로 배터리 업체 차입금 의존도 급증

김소연 기자I 2024.08.28 08:43:46

500대기업 차입금 의존도 28% 집계
CEO스코어, 500대기업 차입금규모·의존도 조사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영향으로 배터리 관련 업체들의 차입금 의존도가 크게 늘었다. 차입금 의존도 증가 상위 10개사에 엘앤에프(066970), 에코프로비엠(247540), 포스코퓨처엠(003670) 등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석유화학 업체들도 설비투자(CAPEX) 확대에 따라 차입금이 증가하며 차입금 의존도가 증가했다.

자료=CEO스코어
28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2022년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반기·사업보고서를 모두 제출한 279곳(금융사 제외)을 대상으로 차입금 규모와 의존도를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올해 2분기 기준 차입금 의존도는 28.0%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4분기(27.4%) 대비 0.6%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차입금 의존도는 기업이 보유한 자산 대비 차입금 비중을 의미하는 것으로, 차입금을 총 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차입금 의존도가 올라가면 금융비용이 늘어나 수익성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올해 2분기 조사 대상 기업의 총 차입금 규모는 1040조9461억원으로, 같은 기간 110조688억원 늘었다.

기업별로는 2차전지 업체인 엘앤에프의 차입금 의존도가 2022년 4분기 30.1%에서 올해 2분기 61.7%로, 1년 반 동안 31.6%포인트 오르며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어 △신세계건설 25.7%포인트(10.9%→36.6%) △코오롱글로벌 25.2%포인트(18.2%→43.4%) △에코프로비엠 19.2%포인트(28.1%→47.3%) △SK케미칼 15.0%포인트(18.4%→33.4%) △포스코퓨처엠 14.9%포인트(32.0%→46.9%) △SGC E&C 13.7%포인트(15.7%→29.4%) △씨에스윈드 13.1%포인트(26.8%→39.9%) △에코플라스틱 11.6%포인트(27.7%→39.3%) △한화솔루션 11.0%포인트(34.8%→45.8%) 순으로 상승률이 컸다.

배터리 소재 관련 기업의 차입금 의존도 확대가 두드러졌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공장증설 등 대규모 설비투자(CAPEX)를 위한 차입금 규모를 늘렸지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로 실적개선이 둔화되면서 이를 만회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석유화학 업체들도 공급과잉과 수출부진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비화학·친환경 신사업 추진을 위한 투자를 늘리면서 차입금 의존도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차입금 의존도가 가장 크게 낮아진 곳은 SK쉴더스로 조사됐다. SK쉴더스는 차입금 의존도가 지난 2022년 4분기 61.0%에서 올 2분기 2.2%로 58.8%포인트 낮아졌다. 이어 △SK네트웍스(53.1%→28.5%) △SK인천석유화학(55.7%→35.4%) △HD현대삼호(19.8%→1.0%) △CJ CGV(75.8%→57.8%) △현대로템(24.0%→8.6%) △화승코퍼레이션(56.8%→45.4%) 등의 순으로 하락률이 높았다.

또한 올해 2분기 기준 차입금 의존도가 가장 높은 기업은 효성화학(79.4%)으로 조사됐다. 이어 한국가스공사(70.6%), SK렌터카(70.4%), 팜스코(69.3%)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차입금 의존도가 가장 낮은 기업은 세메스(0.1%)로 나타났고, 이어 현대엔지니어링(0.3%), 포스코DX(0.6%), 오리온(0.6%) 순으로 나타났다.

자료=CEO스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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