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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북태평양 도서국에 8조원 지원 약속…"中 영향력 견제"

박종화 기자I 2023.05.21 13:50:12

팔라우·미크로네시아 등과 경제·안보지원 협정 갱신
솔로몬제도서 영향력 넓히는 中에 전략적 대응 의도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미국이 팔라우와 미크로네시아·마셜제도 등 태평양 섬나라(도서국)에 대대적인 경제 지원을 약속했다.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태평양 14개국 정상회의 기념사진.(사진=AFP)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조셉 윤 미 태평양도서국 협약 특임대사는 미국이 팔라우·미크로네시아와 자유연합협정(COFA)을 갱신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COFA는 미국이 팔라우와 미크로네시아·마셜제도 등과 외교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체결한 협정이다. 미국은 이들 국가에 경제·안보 지원을 제공하고 미군 주둔 등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은 최근 COFA 만료 시점이 다가오자 협정 갱신에 공을 들였다. 미국은 갱신된 COFA 협정에 참여하는 세 나라에 20년간 총 65억달러(약 8조60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직접 협정 갱신 행사에 참석하려 했으나, 부채한도 협상 등으로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 대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을 파견키로 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는 바이든 대통령이 COFA 갱신을 직접 챙기려 했던 만큼, 미국이 이 지역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쏟아붓고 있다고 진단했다. 윤 대사는 “(COFA 갱신은) 전략적으로 중요하다”며 “(COFA는) 미국과 북태평양 지역 간 관계를 규정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사는 블링컨 장관이 21일 팔라우와, 22일 미크로네시아와 각각 새로운 COFA 협정에 서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마셜제도의 서명은 아직 이끌어내지 못했지만 “몇 주 안에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인구가 수만명에 불과한 태평양 도서국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건 최근 이 지역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중국은 지난해 남태평양 솔로몬제도와 안보협정을 맺고 유사시 이 지역에 병력을 파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움직임에 서방에선 중국이 태평양에서 미국 하와이와 호주 등을 위협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미국은 지난해 태평양 지역 14개국에 8억 1000만달러(약 1조 760억원) 지원을 약속하는 등 외교관계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엔 솔로몬제도와 통가에 과거 폐쇄됐던 대사관을 다시 개설했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이번 태평양 도서국 순방에서 COFA 갱신뿐 아니라 파푸아뉴기니와 방위협정을 체결할 계획이다. 방위협정이 체결되면 미군이 파푸아뉴기니 공항과 항구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또한 미국 해양경비대 함정과 인공위성 등을 통해 파푸아뉴기니 해역을 감시할 수도 있다. 미국은 파푸아뉴기니에도 3200만달러(약 425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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