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들 국가 정상과 회담을 갖고 나토 가입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다만 나토 가입을 위해서는 30개 회원국 전체의 동의가 필요한데, 강한 반대입장을 나타내 온 터키가 입장을 바꾸게 될 지 여부가 변수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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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와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스톡홀름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나토 가입 공식 신청서에 서명했으며, 18일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핀란드와 스웨덴은 모든 과정을 함께 진행하기로 합의했으며, 내일 함께 신청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데르손 총리는 “나토 회원국은 스웨덴 뿐 아니라 발트해 지역의 안보를 강화하게 된다”며 “핀란드와 함께 가입한다는 것은 북유럽 안보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표는 핀란드가 나토 가입 의향을 밝힌 지 이틀 만에, 스웨덴이 의사를 밝힌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핀란드 의회는 이날 200석 가운데 188표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정부의 나토 가입 제안을 승인했다.
핀란드는 러시아와 810마일(1300km) 거리에 있으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중립을 유지하거나 동맹을 맺지 않는 상태를 유지해왔다. 스웨덴은 2세기 이상 군사동맹을 맺지 않았다. 즉 양국 모두 나토 가입을 러시아에 대한 불필요한 도발로 여겨왔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인식을 바꿨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이 모든 것을 바꿨다.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북유럽 지역을 민주주의, 복지, 인권 뿐 아니라 안보의 요새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6일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문제가 없다면서도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푸틴 대통령은 “군사 인프라가 확대될 경우 대응할 것”이라면서 “나토는 유럽 및 대서양의 틀에서 벗어나 점점 더 적극적으로 국제 문제에 개입하고, 국제 안보 상황을 통제하면서 영향을 미치려 하고 있다. 이는 러시아에 추가로 주의를 요하게 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양국 정상회담으로 힘 싣지만…터키, 강력 반대
바이든 대통령은 19일 백악관에서 안데르손 총리 및 니니스퇴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나토 가입 등을 논의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두 나라의 나토 가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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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이 두 나라 정상들과 백악관 회동까지 추진하는 데는 터키의 찬성을 이끌어내기 위한 압박차원도 있어 보인다. 나토 가입을 위해서는 30개 모든 회원국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터키는 자국 안보를 이유로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반대해왔다.
터키는 스웨덴과 핀란드가 쿠르드 반군을 수용한 역사와 2019년 시리아에서 터키의 군사 작전에 대해 무기수출을 금지하기로 했던 사실을 언급하면서 가입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니니스퇴 대통령은 “터키의 입장이 매우 빠르게 바뀌었고 지난 며칠간 더 단단해졌다”고 언급하면서도 “건설적인 논의가 상황을 해결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안데르손 총리는 “스웨덴은 터키와 양자 대화를 기대하고 있다. 스웨덴과 터키가 나토 회원국이 되었을 때 양국 관계를 발전시킬 기회도 있다고 본다”고 터키 달래기에 나섰다.
한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간 터키 대통령은 16일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 신청을 반대할 것이며 이를 논의하기 위해 외교관들이 터키를 방문하는 것조차 의미가 없다고 강한 반대 의사를 나타낸 바 있다. 터키는 핀란드와 스웨덴이 테러리스트로 규정된 단체와 연계돼있는 사람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