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지원’에 10월 소비자물가 0.1% 상승 그쳐…장바구니 부담 여전(상보)

이명철 기자I 2020.11.03 08:26:16

통계청 10월 물가동향, 전월대비 상승폭 0.9%p 낮아져
신선식품 3개월 연속 두자릿수 상승폭, 채소·과실값 강세
국제유가 하락에 석유류 하락세…등교 차질로 급식비↓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한광범 기자] 상승세를 이어가던 소비자물가지수가 다시 크게 주춤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서비스 분야 수요가 위축한데다 정부의 통신비 지원이 전체 물가 상승폭을 끌어내린 모습이다. 채소·과일 등 농산물 가격은 전월에 비해 다소 안정됐지만 여전히 강세를 이어가며 장바구니 부담을 주는 양상이다.

서울역 롯데마트에서 무와 배추가 진열돼있다. 연합뉴스 제공
통계청은 10월 소비자 물가동향 발표를 통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동월대비 0.1% 상승했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지난 6월(0.0%) 이후 가장 낮은 상승폭이다. 전월 상승폭(1.0%)보다도 0.9%포인트나 낮아진 수준이다.

물가가 낮아진 원인 중 하나는 10월 통신비 지원이다. 정부는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만 16~34세와 만 65세 이상의 9월분 통신비 중 2만원을 지원키로 했다. 당초 전국민 지원할 예정이었다가 대상을 일부 조정했다. 실제 지난달 물가 기여도에서 통신 항목은 마이너스(-) 0.73%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정부에서 보조금을 지원해 (물가 동향에는) 이용자 지출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와 이번달에 반영됐다”며 “국제유가 인하나 환율 영향으로 석유류 가격 하락폭이 큰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전년동월대비 0.1% 오르는 데 그쳤다. 전월(0.9%)보다 상승폭은 0.8%포인트 낮아졌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와 생활물가지수는 같은기간 각각 0.3%, 0.7% 하락했다.

농축수산물의 가격 상승세는 여전하다. 지난달 신선식품지수는 전년동월대비 19.9% 상승하며 8월부터 3개월 연속 두자릿수 상승폭을 나타내고 있다. 전월(21.5%)보다 상승폭은 소폭 낮아졌다.

신선채소와 신선과실은 각각 20.3%, 28.9% 올랐다. 신선어개는 6.3% 올랐다. 이 과장은 “채소가격은 최근 기후 여건이 양호해 (공급이 늘어) 상승폭이 줄었고 가을배추 출하 등으로 안정화 효과가 있다”며 “다만 과일이 올 여름 긴 장마나 태풍 영향에 따른 출하량 감소로 상승폭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지출목적별로는 식료품·비주류음료(8.2%), 음식·숙박(1.1%), 기타 상품·서비스(2.0%), 보건(1.5%) 등이 올랐고 통신(-14.4%), 교통(-4.4%), 교육(-2.2%), 오락·문화(-0.5%) 등은 하락했다.

품목의 성징별로는 상품이 1.3% 오른 반면 서비스는 0.8% 내렸다. 농축수산물은 13.3% 올랐고 전기·수도·가스는 4.0% 내렸다. 공공서비스는 6.6% 하락했고 외식 등 개인서비스는 1.4% 올랐다. 집세는 0.5% 올랐다.

주요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 강세가 두드러진다. 파(53.5%), 토마토(49.9%), 사과(49.4%), 국산쇠고기(10.6%), 돼지고기(10.0%) 등이 크게 상승했다. 공업제품 중에서는 기능성화장품(7.3%), 수입승용차(3.1%), 대형승용차(2.4%) 등이 올랐고 경유(-18.3%), 휘발유(-13.5%) 등은 크게 내렸다. 도시가스(-10.3%)와 지역난방비(-2.6%)도 하락했다.

통신비 지원 영향으로 휴대전화료는 21.7% 급락했고 고등학교납입금(-74.4%)도 크게 떨어졌다. 등교에 차질을 빚으며 학교급식비(-51.3%), 교과서(-67.4%) 감소폭도 컸다.

통계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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