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금값의 랠리를 이끈 건 실질금리의 하락이다. 미국에선 최근 코로나19의 타격으로 마이너스 실질금리 환경의 장기화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방 연구원에 따르면 2008년 말부터 진행된 미국의 실질 금리 하락은 48개월간 지속됐고 이 기간 금 가격은 160% 가량 상승했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정책이 인플레이션 기대 역시 촉발시켰다. 금과 같은 실물자산이 인플레이션 헷지(hedge) 수단으로 최근 투자자의 선택을 받은 배경이다. 마이너스 실질금리와 인플레이션 우려는 곧 기축통화인 달러화 가치에 대한 의구심으로 이어지며 금값 상승을 지지했다.
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며 상장지수펀드(ETF)향 금수요도 늘었다. 방 연구원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투자용 금 수요가 470% 증가, 쥬얼리 및 산업용 실수요가 전년 대비 58.4% 감소했는데도 불구하고 비약적인 증가를 보였다.
방 연구원은 “세계 최대 금 ETF인 SPDR Gold ETF는 오직 실물 금을 보유하는 신탁 구조로 자금이 유입될수록 실제로 금을 구매해야 하는 주체가 된다”며 “최근 이 신탁이 보유한 실물 금은 전세계 연간 수요의 29% 수준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이런 금값의 부담이 되는 건 선물시장의 차익실현 유인이다. 방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타격으로 금 거래 시장은 공급 차질을 느끼며 금 선물시장의 숏커버링을 촉발하기도 했다”며 “최근 금 선물 가격은 고평가 논란 속에 원월물과 근월물 간 가격 스프레드도 급증해 선물 포지션을 롤오버하는 비용도 부담스러운 상황으로 선물시장의 차익실현 유인이 단기적으로 있다”고 짚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 매입 수요는 글로벌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꾸준하리란 전망이다. 방 연구원은 “글로벌 중앙은행은 외환보유고 다각화를 원하고 있고 특히 중국의 외환보유고 내 금 비중은 3.2%에 불과하다”며 “그 밖에 런던 장외시장과 거래소 등 금 실물의 개입이 매우 제한적이었던 시장에서 최근 금 실물을 요구하는 주체가 많아지는 현상도 주목할 부분”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