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내년 하반기 아슬란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기로 하고 개발에 착수했다. 신차 출시 2년 만의 부분변경이다. 통상적인 신차 주기가 5~7년, 부분변경이 그 절반인 2.5~3.5년이란 걸 고려하면 부분변경 출시 시기를 최소 반년 이상 앞당긴 것이다.
구체적인 제원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올 11월 출시하는 그랜저 완전변경 신모델을 바탕으로 차별화를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시 시기는 신형 그랜저의 신차효과가 떨어지고 법인차 교체 시즌이 다가오는 내년 가을께로 잠정 결정했다.
현대차에 아슬란은 ‘계륵’ 같은 존재다. 당장은 판매량이 적어 이 모델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손해지만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출시 이후 현대차의 플래그십 세단(최고급 모델)이 된 만큼 쉽게 포기할 수도 없다.
지금까지의 성적은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현대차는 출시 당시 아슬란이 연 2만대는 판매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지난해 판매량은 8629대로 목표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지난해 12월 연식변경과 함께 국내 공식 판매가격(3721만~4398만원)을 100만~200만원 낮추고 50만~100만원 추가 할인 혜택까지 더했으나 판매는 계속 줄고 있다.
아슬란의 올해 월평균(1~5월) 판매 대수는 187대(1~5월)로 200대도 안 된다. 이 추세라면 올해는 연 2000대를 판매하는 것도 버겁다.
하반기 입지는 더 좁아진다. 내달 7일엔 한 체급 위인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대형 세단 ‘G80’(기존 현대차 DH제네시스 부분변경 모델)이 나온다. 또 11월엔 신형 그랜저가 출시한다. 아슬란은 당분간 할인 외에는 뾰족한 판매 확대 방안이 없다.
물론 현대차는 벨로스터나 i30, i40처럼 아슬란보다 더 적게 팔리는 모델도 있다. 그러나 이들은 저조한 내수 판매와 달리 해외에선 제 역할을 톡톡히 한다. 국내에서만 판매하는 아슬란과는 처지가 다르다. 현실적으로 아슬란의 해외 진출도 당분간 어렵다.
현대차는 그럼에도 단종은 절대 안 한다는 계획이다. 당장 유지는 어렵더라도 고객 선택폭 확대 차원에서 모델을 유지하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그랜저와 함께 현대차의 새 플래그십 모델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1만2000여 아슬란 구매 고객의 의견을 토대로 기존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더 경쟁력 있는 신차를 내놓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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