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 IFA 2015]中가전 '한국 따라하기'.. 삼성·LG 맹추격

이진철 기자I 2015.04.26 11:00:50

하이얼·ZTE, '2015 IFA 글로벌 콘퍼런스' 신제품 선봬
필립스TV "올해 신제품 80% 안드로이드 롤리팝 탑재"
필립스, 알리안츠와 손잡고 헬스테크 사업박차

[몰타=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중국 가전 및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신제품을 내세워 글로벌 가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를 맹추격하고 있다.

중국기업들이 선보인 신제품 기능들은 한국기업의 제품에서 모티브를 따오거나 유사 브랜드를 사용하는 등 ‘모방’에 기반한 제품들이 많아 앞으로 한국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을 잠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하이얼(Haier)과 모바일 기업인 ZTE는 24일(현지시간) 몰타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독일가전통신산업협회(gfu)와 베를린 박람회(Messe Berlin GmbH) 주최로 열린 ‘2015 국제가전박람회(IFA) 글로벌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전세계 언론인 300여명을 대상으로 파워 브리핑을 열고 자사 신제품과 전략을 소개했다.

‘2015 IFA 글로벌 미디어 콘퍼런스’는 오는 9월 4일부터 9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인 ‘IFA 2015’에 앞서 전세계 언론인들을 대상으로 최선 정보와 동향을 미리 소개하는 행사다.

◇ 기능에서 이름까지.. 세탁기·냉장고 등 한국제품 유사

하이얼은 한대의 세탁기에 2개의 드럼을 탑재해 분리 세탁이 가능한 ‘뉴 하이얼 듀얼 드럼 세탁기’를 공개했다. 얀닉 프어링 하이얼 유럽법인장은 “컬러옷과 흰옷, 울과 면 의류를 각각 분리해서 동시에 세탁할 수 있다”면서 “소비자들의 시간을 절약해줄 수 있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두 대의 세탁기를 결합하는 세탁 솔루션은 이미 LG전자가 올해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박람회인 ‘CES 2015’에서 ‘LG 트윈워시’로 선보인 바 있다. 이에 대해 프어링 하이얼 유럽법인장은 “LG 트윈워시 제품은 서랍식인데 비해 우리는 문이 두개 달렸고 드럼이 나란히 배치돼 있다”면서 “완전히 차원이 다른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하이얼은 3개의 쿨링 시스템을 갖춘 냉장고 ‘T 도어 시리즈’를 세계 최초라고 소개했다. 이 제품은 1개의 상(上) 냉장실, 2개의 하(下) 냉동실 구조를 채택했으며, 아래의 하 냉동실 중 한 곳을 필요에 따라 냉장실로도 사용할 수 있어 냉장 공간을 최대 25% 확대하는 효과가 있다.

이 제품 역시 LG전자가 지난 2012년 8월 상냉장 하냉동 방식으로 선보인 ‘4도어 디오스 냉장고(V9100)’와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이얼은 컴프레서를 없애 소음과 진동을 줄인 ‘뉴 솔리드 스테이트 와인 셀러’도 내놨지만 국내기업인 대유위니아는 이미 수년전 컴프레서 대신 반도체 방식을 사용한 와인 냉장고를 출시했다 .

하이얼이 ‘2015 국제가전박람회(IFA) 글로벌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전시한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
ZTE도 스마트폰에서 스마트 프로젝트까지 다양한 모바일 기기를 소개했지만 제품 명칭이 한국 모바일 제품과 유사했다. 동작인식 사용자경험(UI)을 적용한 스마트폰 ‘블레이드S6’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6’, 모바일 프로젝터 ‘스프로2(SPRO2)’는 LG전자 스마트폰 ‘지프로2’를 연상케 했다.

◇ 필립스 안드로이드TV, ‘게이밍 머싱’ 기능 강조

필립스 TV를 93개국에서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한 TP 비전(Vision)은 올해 출시하는 제품의 80%에 ‘안드로이드 롤리팝’ 운영체제(OS)를 탑재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초고화질 UHD TV 라인업 보강을 위해 올해 상반기 17개 모델의 UHD TV를 출시할 예정이다.

TP 비전은 2012년 4월 필립스가 TV브랜드를 매각하고 TV판매 및 유통권을 넘긴 홍콩 기반의 중국기업이다.

TP 비전은 “완전히 새로운 필립스TV를 통해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스마트TV 얼라이언스의 풍부한 컨텐츠의 위력을 실감하게 될 것”이라며 “필립스의 안드로이드TV는 올 상반기 중 38개 모델이 우선 출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TP 비전은 강력한 ‘게이밍 머신’으로서의 기능도 강조하면서 “유력 게임제작사인 일렉토로닉아츠(EA)와 게임로프트와 파트너십을 맺었고, 올해 200개 넘는 클라우드 게이밍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필립스, 보험사 빅데이타 결합 ‘헬스테크’ 진출

필립스는 세계적 금융그룹 알리안츠와 손잡고 퍼스널 헬스테크(Personal HealthTech) 사업계획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필립스의 IT·의료기술과 보험사의 빅데이타를 결합해 새로운 사업 영역을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필립스의 헬스테크 시제품은 정사각형 모양의 센서를 허리 부분에 부착하면 착용자의 평소 생활자세 등 허리 건강과 관련된 각종 데이터들이 스마트폰으로 보내지고, 이는 보험사의 빅데이터와 연계돼 처리된다. 이를 통해 소비자에게 필요한 처방 또는 안내가 이뤄진다.

베른트 라우단(Bernd Laudahn) 필립스 독일시장 매니징디렉터는 “헬스테크는 1000억 유로 이상의 사업기회가 기대되는 분야”라며 “현재 헬스케어 산업의 중심이 저비용 및 원격진료 등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5 국제가전박람회(IFA) 글로벌 미디어 컨퍼런스’ 참가자들이 필립스가 전시한 I스마트TV를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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