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미혼남녀들은 애인과 결혼을 약속한 후 상대 부모가 혼수나 신혼집 마련 등 결혼준비물에 대해 본인의 계획보다 턱없이 높게 요구할 경우 결혼을 할까, 아니면 포기할까.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가 결혼정보업체 온리-유와 함께 5일∼11일 사이 전국 결혼희망 미혼남녀 554명(남녀 각 277명)을 대상으로 전자메일과 인터넷을 통해 이 같은 질문을 던진 결과를 발표했다.
남성과 여성은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남성은 응답자 4명 중 3명꼴인 75.5%가 ‘(결혼을) 한다’고 답했으나, 여성은 10명 중 6명꼴인 59.6%가 ‘(결혼을) 안 한다’고 답한 것이다. 남성 중 ‘안 한다’는 대답은 24.5%, 여성 중 ‘한다’는 대답은 40.4%였다.
손동규 비에나래 대표는 “여성의 경우 결혼을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생각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남성들이 배우자감을 찾기가 매우 어려워졌다”며 “또 결혼 후의 생활에 대해서도 처가보다는 시가를 두려워하는 결혼대상자들이 더 많기 때문에 결혼준비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남성은 그냥 돌파하나, 여성은 결혼생활이 순탄치 않을 것을 우려해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편 ‘결혼상대 가족과 이견이 있음에도 결혼을 하기로 결정한 경우 혼수나 신혼집 등은 어떤 기준으로 준비할 것입니까’라는 질문에서는 남녀 모두 과반수(남 55.6%, 여 51.3%)가 ‘절충해 준비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음으로 남성은 ‘당초 자신의 계획대로 준비하겠다’는 대답이 36.8%인데 반해 ‘상대의 요구를 100% 수용해 준비하겠다’는 의견은 7.6%에 그쳤다. 여성은 ‘상대의 요구를 100% 수용해 준비하겠다’(28.2%), ‘당초 자신의 계획대로 준비하겠다’(20.5%) 순이었다.
상대의 요구를 100% 수용해 준비하겠다는 대답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20.6%p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이경 온리-유 커플매니저 실장은 “신혼집을 마련해야 하는 남성의 입장에서는 전월세, 자가 등의 소유형태나 평형 등에 따라 금액 부담의 차이가 매우 커서 배우자 가족의 요구를 수용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혼수나 예단을 준비하는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결혼 비용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을 뿐 아니라 결혼준비 단계부터 시가와 불협화음이 생길 경우 결혼 후에도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시가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