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달러를 잡아라!)⑩삼성건설, 초고층빌딩 `산증인`

윤도진 기자I 2008.10.13 09:57:15

`버즈두바이`로 초고층 시장서 `우뚝`
발전플랜트 하이테크건설 시장도 공략

[이데일리 윤도진기자] 인간이 짓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구조물 `버즈두바이`는 아직도 최종 높이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여전히 지상 `800m 이상`이라는 정도만이 알려져 있을 뿐이다. 시행사가 완공시점을 두차례나 늦추면서 층고 공개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역사에는 영국 독일 벨기에 등 세계 20여개 나라에서 온 기술자 160여명과 현장기능공 8500여명 등 `다국적군`이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공사를 이끌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 삼성물산(000830) 건설부문의 임직원 25명이다. 삼성건설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초고층분야 `세계최고` 건설사로 자리매김했다.

◇ 콸라룸푸르, 타이베이 그리고 두바이

▲두바이정부가 추진하는 `글로벌 두바이` 5대 프로젝트중 하나인 버즈두바이 현장. 총공사비가 8억8000만 달러로 내년 9월께 완공될 예정이다. (사진: 삼성건설)

삼성건설은 버즈두바이를 수주할 때 가격보다 기술심사에 초점을 맞췄다. 말레이시아 KLCC빌딩과 타이페이101빌딩 등 초고층 건축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2004년 12월 시행사인 두바이 국영개발 업체 이마르(Emaar)는 입찰에 참가한 30여개 건설회사 중에 삼성건설의 손을 들어줬다.
 
버즈두바이는 현재 160층 몸체공사를 마무리한데 이어 첨탑부와 내장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건설이 세계 초고층건설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93년 11월
말레이시아 KLCC빌딩 수주 때부터다.
 
지하 6층 지상 88층, 높이 452m의 당시 세계 최고건물 공사였다. 그해 2월 입찰에서 삼성건설은 2개동 중 1개동과 난공사로 유명한 `스카이브리지` 연결공사를 2억200만 달러에 수주했다.

2001년 10월 삼성건설은 대만 대북국제금융공사가 발주한 101층 규모 타이베이금융센터(TFC 101) 마감공사를 수주하며 초고층분야에서 수위권으로 치고 나가게 됐다.

◇ "따라올테면 따라와봐"..초고층기술의 힘

삼성건설의 버즈 두바이는 최첨단 초고층 기술의 집약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층당 3일 공정 ▲고강도 콘크리트 제조 및 압송기술 ▲인공위성을 이용한 수직도 관리기술 등이 대표적이다.

`층당 3일 공정`이란 말 그대로 3일에 1개층씩 골조공사를 진행하는 기술이다. 1일차 선조립 철근 설치, 2일차 형틀조립 완료, 3일차 콘크리트 타설, 형틀 자동상승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선진 초고층 건축기술 적용예시(자료: 삼성건설)

고강도 콘크리트 제조 및 압송기술도 최강이다. 버즈두바이에 적용하고 있는 콘크리트의 강도는 80MPa(메가파스칼). 1㎠ 면적으로 800kg을 지탱하는 강도다. 이에 더해 현재는 250MPa의 콘크리트까지 개발해 놓았다.

800여m의 건물을 그야말로 `똑바로` 세우는 것 역시 쉽지 않은 기술이다. 건물 내부의 고속엘리베이터 운행 과 커튼월 설치 등은 수직 500m 높이에서 좌우로 25mm의 오차만 허용할 만큼 수직도 관리가 중요한 부분이다. 삼성건설은 레이저를 이용한 측량기법에 새로 개발한 GPS 측량기법을 추가해 수직도를 관리하고 있다.

삼성건설은 초고층 기술력과 인재 양성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최근 성균관대에 초고층관련 학과를 신설했다. 2003년에는 미국 SOM사로부터 초고층 전문가 아메드 전무를 영입했고 아예 그의 이름을 딴 팀을 만들기도 했다.

삼성건설 김계호 부사장(해외영업본부장)은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삼성건설은 오는 2010년 600억달러의 시장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초고층 시장에서 20% 이상을 수주하고 2015년에는 이 분야 1위 건설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발전플랜트·하이테크 `가속엔진` 추가

그렇다고 삼성건설이 초고층에만 주력하는 것은 아니다. 석유화학 플랜트는 다른 계열사가 맡고 있지만 ▲발전플랜트(EPC) ▲하이테크 건설 ▲항만 ▲교량 ▲주택 등에서도 큰 성과를 보이고 있다.
 
▲주요 해외사업 현장개요 및 규모 (자료: 삼성건설)

특히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발전플랜트 분야에서는 작년 싱가포르 아일랜드파워 복합화력발전소, 세라야복합화력 후속기를 잇따라 수주했다. 이어 최근에는 삼성건설 측 지분만 8억달러에 달하는 아부다비 수웨이하트 민자 발전·담수프로젝트를 지멘스와 공동으로 수주했다. 삼성건설은 중동 뿐 아니라 동남아 등으로 발전플랜트 영역을 넓히는 전략을 펴고 있다.

또 그룹 공사로 다져진 반도체·LCD 등 하이테크(크린룸) 공장 시공능력도 세계 최고수준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교량 부문에서는 주탑의 높이가 63빌딩 높이에 맞먹는 1조5000억원 규모의 인천대교를 건설하는 역량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 부산신항, 울산신항, 인천남항 등을 시공하는 항만기술력을 해외시장에서도 발휘하겠다는 욕심을 내고 있다.

삼성물산의 올해 해외수주 목표는 총 30억달러로 지난해 기록한 14억7000만달러의 2배가 넘는다. 3분기까지 총 17억달러를 넘어서고 10월 이후에도 두바이를 중심으로 대형프로젝트 수주가 예상돼 연초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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