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경기자] 서브프라임 발(發) 신용위기로 전세계 금융시장이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전세계 펀드 매니저들이 소리없이 기술주 매수에 몰리고 있다.
펀드 매니저들은 지난 5년여간 전세계 증시 랠리를 이끌었던 소비재주 등의 주도권은 상실됐고, 이제 기술주에 그 힘이 넘어갔다고 보고 있다고 마켓워치가 11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인텔의 실적 전망치 상향 등은 기술 산업의 사이클이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살아나고 있음을 방증하고 있다. 관련기사 ☞ 경기침체?..IT 사이클은 따로 간다
마켓워치는 특히 이들이 선호하고 있는 기술주 5선은 삼성전자(005930), 중국 소후닷컴, 대만 혼하이정밀, 일본 트렌드 마이크로, 야후 재팬 등이라고 전했다.
◇서브프라임 충격 적다..이머징마켓 수요도 `견조`
T. 로웨에서 `프라이스 글로벌 테크놀러지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제프 로팅하우스는 "몇 년만에 기술주가 매력적인 제품 사이클을 갖게 됐다"면서 "게다가 서브프라임 충격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은 보너스"라고 말했다.
로팅하우스 매니저는 전세계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더라도 기술산업은 강한 펀더멘털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면서, 특히 이머징 마켓의 PC와 휴대폰 수요는 꽤 견조하다고 강조했다.
라인 제이콥 `제이콥 인터넷 펀드` 매니저는 자신의 펀드 포트폴리오의 20%는 외국 기업이 채우고 있다면서 "그 중 대부분은 중국 기업이고, 중국 인터넷 포털업체 소후닷컴 지분을 가장 많이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경제에 대한 걱정은 쌓여가고 있지만 중국 경제는 여전히 단기 관점에선 밝다"면서 "올림픽 개최에 따른 경제 활동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되고, 상당수 기업들이 이의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푸트남 인터내셔널 에쿼티`를 운용하고 있는 샘 데이비스는 기술주에 대한 비중을 상당부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 원자재주 등이 경기침체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 순환적 성격을 띄는 데 비해 기술주는 방어적인 성장주 성향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보고 개별적으로 매력적인 가치를 갖고 있는 기술주에 대한 비중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소후닷컴 등 선호주
마켓워치는 삼성전자와 소후닷컴 등 다섯 개 종목을 펀드 매니저들이 선호하고 있는 종목으로 꼽았다.
푸트남의 데이비스 매니저는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휴대폰 시장점유율이 모토로라를 추월했고, 한국에서나 외국 시장에서나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등 핵심사업에서 선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후 닷컴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온라인 광고 라이센스를 획득했다는 점이 매력적. 펀드 매니저들은 이것이 수퍼볼 광고와 같은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대만 혼하이정밀은 중국과 베트남에 거의 대부분의 공장을 두고 인건비를 절감하고 있으며, 애플의 `아이폰`, 휴렛패커드(HP)와 델의 PC를 생산하는 등 공급체인도 견고하다는 점이 선호되고 있다.
트렌드 마이크로는 안티 바이러스 소프트웨어 솔루션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으며, 제품력도 확실하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야후 재팬은 정부가 소량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야후와 소프트뱅크 등도 주주로 포진하고 있다는 지분 구조도 매력적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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