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첫 달 탐사선 '다누리' 완성..8월 3일 美서 발사

강민구 기자I 2022.06.06 12:00:00

박근혜·문재인 정부 거치며 일정 앞당기고 다시 늦춰
8월 3일 미국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에 실어 발사 계획
달 궤도 진입 성공하면 세계 7대 우주강국 도약 기회
이상률 "발사·운영 준비 최선, 탐사 기술 확보할 기회"

올해 8월 발사를 앞둔 다누리가 발사장 이송 전 최종 점검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여러 정부를 거치며 우여곡절을 겪은 대한민국 첫 달궤도선 ‘다누리’가 마침내 완성됐다. 지난 2007년 달 탐사계획을 세운지 약 15년 만의 일이자 2016년 사업 착수 이후 6년 만의 일이다.

달탐사사업은 지난 2007년 노무현 정부서 계획을 세워 2020년 달궤도선 발사를 추진했지만, 박근혜 정부에서 2017년으로 앞당겼다. 문재인 정부에서 다시 발사 일정을 늦춰 2020년 12월로 바꿨지만, 탐사선 중량 문제가 발생하면서 다시 2022년으로 미뤄졌다. 이후 궤도 수정 작업과 최종 조립, 시험 등을 마치고 미국으로 이송작업을 앞둔 다누리가 지난 3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대전 본원에서 위용을 드러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다누리는 달 표면 촬영, 우주인터넷 검증, 달 극지방 촬영 등이 가능한 총 6종의 탑재체를 장착한 우리나라 첫 달 탐사선이다. 달 궤도 진입에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7대 우주강국(미국, 러시아, 일본, 유럽, 중국, 인도, 한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 특히 우주인터넷탑재체에 방탄소년단의 음원을 싣고 가기 위한 협의도 이뤄지고 있어 관심이다.

탐사선은 오는 8월 3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미 우주군 기지에서 미국 스페이스X사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다. 달 궤도 전이 과정을 거쳐 내년 1월부터 1년간 과학임무를 수행한다.

김대관 항우연 달탐사사업단장은 “2016년에 사업을 시작한 이래 달궤도선 비행모델을 조립해 시험까지 끝냈다”며 “현재 달탐사선은 언제든지 쏠 수 있는 상태이며, 앞으로 미국으로 이송해 8월 3일에 미국 스페이스X 팰컨9로켓에 실어 발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다음달 5일 항우연 출발..미국서 8월 3일 발사 예정

다누리는 극저온·고운, 전자파 시험 등 우주 환경 모사 시험, 표면 다층 박막 단열재 등 발사장 이송전 마무리 작업을 마친 상태다. 앞으로 전용 컨테이너에 실려 다음 달 5일 항우연을 출발해 인천공항을 통해 발사장인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네버럴 미 우주군기지로 이송된다.

모든 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다누리는 8월 3일 오전 8시 20분께 스페이스X사의 팰컨 9 로켓으로 발사, 달로 가기 위한 탄도형 달 전이방식(BLT)을 통해 달 궤적에 진입하게 된다. 달 전이 궤적에 진입한 다누리는 태양전지판, 안테나 전개 등 정상 운영을 위한 점검을 한 뒤 약 4개월 반 동안 총 9회의 궤적 수정을 거쳐 계획된 궤적을 따라 달에 접근해 올해 12월 16일에 달 궤도에 도착한다.

달 궤도에 도착한 다누리는 최종 궤도에 안착하기 위해 5번의 궤도 진입 기동을 수행해 같은 달 31일 달 고도 100km 원 궤도에 진입해 1년 동안 과학 임무 탑재체를 통해 임무를 하게 된다.

다누리의 궤도 운영부터 달 도착 후 관측 임무까지 모든 운용이 이루어지는 관제실에서 사전 리허설이 진행되고 있다.(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심우주지상안테나도 구축..우주 탐사 기반 기술 확보할 기회

다누리의 달 전이 과정과 달 궤도 임무 수행은 항우연 임무운영센터 관제를 통해 이뤄진다. 국내에서 처음 구축한 심우주(먼 거리에 있는 우주 공간)지상안테나와 미국항공우주국(NASA) 심우주네트워크가 연동돼 탐사선 상태 정보 수신, 궤도 결정 등을 한다.

항우연 관계자들은 전 세계적으로 달 탐사선 개발 경쟁이 펼쳐지는 상황에서 다누리 발사의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 유인 착륙 이후 유인 달 착륙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 중국, 일본, 인도 등 우주 강국들도 앞다퉈 달 탐사선을 보낼 계획이다. 달의 자원을 활용하면서 화성 등 행성 탐사를 위한 전진기지로써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인공위성, 로켓 개발에서 벗어나 우리나라도 이러한 추세에 맞춰 우주 탐사를 시작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다누리만의 도전적인 시도도 있다. 다누리는 달 궤도로 직접 가지 않고, 연료를 아끼기 위해 지구에서 150만km 떨어진 우주 공간으로 날아가는 방식을 택했다. 발사 후 달까지 가는 데만 4개월 반이 걸리고, 9번의 궤도 수정이 필요할 정도로 까다롭다. 이 과정을 거쳐 달궤도 진입까지 성공하면 탑재체를 이용해 2030년 초반으로 예정된 한국형 달착륙선의 후보지 선정에 도움이 될 과학적 자료들을 얻을 수 있다. 2016년 한·미 달 탐사 이행약정 체결 이후 실질적인 달 탐사 협력이 이뤄지며 미국 주도 달 탐사 연합체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등에 참여를 확대할 계기도 마련할 수 있다.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미국이) 1969년 유인탐사까지 성공한 마당에 한국이 달탐사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고, 달궤도선 중량을 정하는 문제 등에서도 많은 논의를 해야 했다”면서 “남들이 많이 했더라도 다누리를 통해 우리나라가 우주탐사의 첫발을 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우리나라가 심우주로 나아가고, 세계 7대 우주강국으로 도약하도록 발사와 운영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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