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5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전날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의사를 밝힌데 대해, “국민과 국회를 속였고 설명 한번 없는 정부를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 박근혜정부가 외교마저 망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 외교가 중요하고 도랑에 든 소입니다. 미국 풀도 먹어야 하고 중국 풀도 먹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해 지금까지 미국은 흘리고 우리는 부인하고 중국은 반대했다. 그러나 어제 한민구 국방장관은 싱가폴 아시아안보회의에서 ‘한반도에 사드 배치 의지를 분명히 가지고 있다’고 했다”며 사드 배치와 관련한 입장 변경을 질타했다.
한 장관은 전날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어떻게 미사일을 방어할 것이냐가 본질”이라며 “한국군이 보유한 무기는 종말단계의 하층에 불과하기 때문에 지역을 방어할 수 있는 사드가 배치되면 군사적으로 유용하다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장관은 이어 “(사드 배치 문제는) 철저히 대한민국의 안보와 국익 관점에서 보고 있고 한미 양측의 공동실무단이 구성되어 배치 지역과 시기, 비용 등을 공동 검토하고 있다”며 “그 결과가 양국 정부에 보고 승인되면 그에 따라 조치된다. (사드 배치) 의지를 분명히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장관과 회담한 중국 인민해방군 쑨젠궈(孫建國 상장) 부참모장은 사드가 중국의 전략적 이익을 침해한다며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내대표는 사드 배치문제로 한중간에 충돌 조짐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미일 블럭이면 북중 블럭을 불을 보듯 환하다. 우리 대한민국은 어떻게 됩니까. 중국의 경제 보복은? 박근혜정부가 외교마저 망치고 있다”며 사드 배치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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