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이데일리 양효석 특파원] ‘뽀통령’으로 불리며 전세계 120여 개국 어린이 마음을 사로잡은 국산 애니메이션 뽀로로가 중국 영화시장에 이어 파급력이 큰 TV시장에도 진출한다.특히 제2의 뽀로로를 꿈꾸는 아이쿠, 어리이야기 등도 현지에서 주목받고 있어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의 중국 진출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4월26일∼5월1일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개최중인 제9회 중국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발에는 뽀로로 제작사 아이코닉스를 비롯해 총 16개 한국 애니메이션 기업들이 한국관을 만들어 참가했다. 중국 애니메이션 전시회에서 한국관을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코트라(KOTRA) 항저우무역관과 서울산업통상진흥원(SBA)이 지원했다. 중국은 인구 규모뿐만 아니라 한 자녀 정책을 지속하면서 유아 관련 산업이 급속히 팽창하고 있어 전세계 애니메이션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는 황금시장이다.
이번 전시회 기간중 한국 기업들은 중국 43개 기업과 합작·수입배급에 대한 상담을 진행했다. 특히 중국 최대 애니메이션 기업 중난(中南)카툰 우지엔롱(吳建榮) 회장은 한국관을 찾아와 퍼니플럭스엔터테인먼트의 시계마을 티키톡, 골드락스튜디오의 키오카 등 한국 애니메이션 수입에 관심을 보였다.
이재령 코트라 항저우무역관장은 “중국은 아직 자국산 애니메이션에 대한 인식이 떨어져 수입산을 많이 찾고 있다”며 “미국·유럽에 이어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한국산 애니메이션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최근에는 반일감정이 심각해 일본 기업들은 중국기업과의 합작이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금이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의 중국시장 진출 적기라고 덧붙였다.
전시회 이전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개최된 투자상담회를 통해서도 현지 IPTV 방송사와 라이센스 계약을 위한 협의를 진행했다. 코트라 상하이무역관에 따르면 중국 최대 IPTV 방송사 베스TV(BesTV), 전세계 1위 온라인TV 업체 PPS, 상하이미디어그룹 산하 콘텐츠 유통전문기업 중국영화그룹, 상하이 최대 출판사 세기그룹 등 40개사가 한국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보였다. 이중 BesTV와 PPS는 아니코닉스의 뽀로로, 마로스튜디오의 아이쿠, NHC미디어의 어리이야기 등의 수입에 관심을 보여 라이센스 도입 상담을 진행 중이다.
현재 중국 지상파 방송에선 수입 애니메이션 방영이 법으로 제한된다. 해외 애니메이션을 수입하려면 당국 심의와 허가를 거쳐야 하며, 연간 수입 편수도 제한된다. 또 중국 당국은 시청자들이 많이 보는 오후 5~9시는 중국산 애니메이션만 방영할 수 있도록 했으며, 해외 애니메이션 1일 송출 비율도 30% 이내로 제한했다. 중화(中華)주의를 고도로 중시하는 정치 체제에서 아동 정서 형성기부터 해외 문화가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자는 의도인 셈이다. 대신 IPTV, 온라인TV, 모바일 등 뉴미디어 분야에선 수입 애니메이션 규제가 적어 주된 공략대상이다.
이병규 아이코닉스 중국법인 대표는 “아니코닉스도 중국 당국의 애니메이션 산업 진입장벽 때문에 지난해 7월 베이징(北京)법인을 설립했다”면서 “이를 통해 중국 기업과의 공동제작, 뉴미디어 매체 방송, 캐릭터, 테마파크 사업을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뽀로로의 경우 한국내 공동제작업체 오콘이 중국 영화시장을 맡고 아이코닉스가 중국 TV, 캐릭터, 테마파크 시장을 담당하고 있다. 오콘은 지난 1월 극장판 3D(3차원)애니메이션 ‘뽀로로 슈퍼썰매 대모험을 중국에서 개봉했다.
이 대표는 또 “아니코닉스는 롯데백화점 뽀로로카페, 파리바게트 뽀로로케익, 팔도 뽀로로음료 등 중국에 진출한 한국 유통·식품기업과 공동마케팅을 계획중이며 중국 A기업과 새로운 애니매이션 캐릭터 공동 제작도 기획중”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