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비정규직 문제만큼은 절대 물러서도 안 되고 물러설 수도 없는 일이라고 했다. 특히 비용절감을 위해 정규직 대신 비정규직 채용을 늘리는 기업에 대해서는 거친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이채필 장관은 “똑같은 숙련도를 가지고 책임감 있는 노동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비정규직을 고용한다면 그것은 탐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정규직은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는 만큼 고용불안의 대가로 더 많은 급여를 지급해야 하지만 기업들이 비정규직의 불리한 지위를 악용, 인건비 절감의 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경영계에서는 경제가 활성화돼야 고용도 할 수 있다며 노동유연성을 위해서는 비정규직 활용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생겨난 비정규직은 우리나라 근로자 3명 중 1명인 약 600만명에 육박한다. 기업들이 경제위기를 틈타 정규직 자리를 줄이고 비정규직으로 대체하면서 비정규직이 양산되는 추세다.
이 장관은 “비정규직이 통상적으로 받고 있는 임금 수준이 정규직의 61% 수준이다. 인건비 절감을 목적으로 비정규직을 활용하고 불합리하게 차별하는 것은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며 “만약 불법적으로 비정규직을 썼다면 직접 고용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장시간 근로 단속, 중도포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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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관은 이어 현행 근로기준법상 주 12시간이라는 연장근로 한도가 있음에도 사업장에서 휴일근로를 통해 법정 근로시간을 자의적으로 연장시켜 온 나쁜 관행을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한 근로기준법 개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용부는 지난달 고무제품·플라스틱제조업 및 기타기계장비제조업 500인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장시간 근로 점검을 마치고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또 ‘장시간 근로 개선이 기업 경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보고 결과도 내달 공개할 예정이다.
이 장관은 “외국은 많은 사람이 노동을 나눠서 하고, 그만큼 질적으로 수준 있는 노동을 한다”며 영국 출장중에 경험한 일화를 소개했다. 런던에서 스코틀랜드로 이동하는 차에 주 기사와 조수 기사가 함께 타더니 중간에 조수 기사가 바꿔서 운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는 것. 이 장관은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피곤하더라도 혼자 하지만 영국은 두 명이 교대로 운전하면서 안전운전을 했다”며 “이처럼 고용 확대 지향적인 노동을 생각해야 한다. 특히 건강, 안전과 직결된 경우에는 장시간 근로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용률 64.4%..2020년 70% 돌파 가능
세계적으로 청년실업 문제가 화두다. 유럽 재정위기의 진원지인 유럽의 청년실업자는 550만명에 이른다. 특히 스페인과 그리스 청년 2명 중 1명이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상황은 비슷하다. 일자리 창출은 시대적 과제가 됐지만 백약이 무효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우
그는 “추가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공공분야가 많이 있다. 예컨대, 소방 등 공적인 서비스를 하는 분야에 일손이 부족한 부분들이 꽤 있다”면서 “이런 분야에서는 좋은 일자리들이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공부문 일자리 늘리기는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 이 장관은 “민간에서도 지속 가능한 일자리가 꾸준히 나와야 한다”며 작지만 강한 강소(强小)기업에 구직자들이 좀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장관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간판을 굉장히 많이 의식한다. 그럴듯한 곳에 취직해야 결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다 보니까 대기업을 원하는 사람이 많다”
며 “부모의 희망이 청년들에게 부담으로 전해져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도 모른 체 간판에만 집중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그런 차원에서 ‘중소기업 청년인턴제’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그는 “중소기업 청년인턴으로 들어갔던 청년 중 85% 이상이 인턴 기간 종료 후 그 기업의 정규직으로 취업한다. 1년 후에도 70% 이상 고용이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기업에서는 부품과 같은 존재가 되기 쉽지만 중소기업에서는 기업을 같이 키워나가는 재미도 있고 실력도 쌓을 수 있다는 점을 깨닫고 중소기업 취업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공직 생활 31년. 그는 아직 지치지 않았다고 했다. 그리고 남은 장관 임기를 이어달리기에 비유했다. 이 장관은 “맡은 기간 동안 최선을 다 하면 후임자가 더 잘 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장관직에 있는 날까지 완전 연소에 가깝게 열심히 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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