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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LIG, GS와 건설업 충돌?..건영 계열편입 `관심`

윤진섭 기자I 2006.09.22 10:25:06

구본상 이사 개인자격 인수 안해..LIG계열사 티에이에스 나서
건영, 외형상 LIG그룹 계열사 될듯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법정관리 중인 건영이 27일 LIG그룹 계열사인 티에이에스자동차손해사정서비스를 새주인을 맞는다. 이에 따라 과거 LG그룹에서 갈라져 나온 LIG그룹과 GS그룹이 건설사업에서 외형상 경쟁관계를 형성하게 될 전망이다.

분가 이후 각자 영역을 지키면서 서로의 업종을 존중해온 분가 그룹들이 동종업종에서 조우하게 됐다는 점에서 향후 건영의 행보가 관심을 끈다. 

21일 건영 인수 금융주간사인 국민은행 등에 따르면 건영은 이달 27일 채권자와 주주 및 이해관계인이 참여하는 관계인 집회를 열어 채권 종류에 따른 세부 변제 계획을 확정하는 등 정리계획 변경을 인가할 예정이다.

건영을 인수키로 한 티에이에스자동차손해사정서비스(이하 티에이에스)측은 관계인 집회 사흘전인 오는 24일 이전까지 인수대금 가운데 나머지 잔금을 치룰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금액은 4100억원으로, 인수조건에는 직원들에 대한 고용 승계 보장이 포함돼 있다.

건영을 인수키로 한 티에이에스는 LIG손해보험(002550) 그룹 내에서 긴급출동상담 등의 보험 서비스업을 주업으로 하는 회사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구본상씨이며, 구씨는 LIG손해보험의 최대주주다. LIG 손보는 지난 5월 구본상씨가 개인 자격으로 3500억원을 들여 건영을 인수한다고 당초 밝혔었다.

◇건영, LIG그룹 내 티에이에스 인수 나서..외형상 LIG그룹 계열사

하지만 LIG그룹 계열사인 티에이에스자동차손해사정서비스가 국민은행으로부터 3850억원의 돈을 빌려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LIG그룹이 외형상으로 건설업에 진출하는 상황이 됐다.

이에 대해 LIG손보 관계자는 “LIG그룹 계열사인 티에이에스가 관여하고 있는 만큼 (건영 인수가) 마무리되면 법적으론 계열사의 모습이 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티에이에스가) 건영을 인수한 뒤 경영에 나설지, 재무적 투자자에 그칠지는 현재로선 결정된 바가 없다”며 “LIG그룹 계열사들이 별도의 브랜드와 자체 경영을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LIG그룹이 건설업에 본격 진출이라는 시각은 부담스럽다”고 덧붙였다.

LIG그룹 안팎이 건영 인수와 관련한 `건설업 진출` 시각에 부담스러워 하는 데는 그 자체가 불러올 미묘한 파장이 걱정스럽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IG그룹은 일찍이 LG그룹에서 분리돼 기업을 운영해왔지만 분가된 그룹간에 영역침범을 하지 않는 관례를 유지해왔다.

만약 LIG그룹이 건설업 진출을 선언할 경우 이미 건설사를 보유하고 있는 GS그룹과 영역이 겹쳐 그동안 유지해온 관례가 사실상 처음으로 깨지게 되는 셈이다. 아울러 GS그룹(GS건설)과는 LG그룹에서 나올 자체 물량을 두고 치열한 경쟁도 불가피하게 된다.

◇LIG그룹 `건설업 진출` 선언시, `각자 영역 존중` 관례 깨져

이와 관련해 김갑렬 GS건설 사장은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구본상씨가 건영을 인수하는 것에 대해) 일각에선 범 LG그룹의 건설업 진출을 위한 신호탄으로 보는 견해도 있지만 이번 인수는 건설회사 경영을 위한 것이 아닌 단순한 재무적 투자로 봐야 한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었다.

또 김 사장은 "GS건설도 LG그룹을 모태로 만들어진 회사로 별도의 회사가 아니다"라며 "LG,GS,LS,LIG그룹의 모든 계열사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이어 "GS와 LG그룹의 구·허씨 가문은 50년이 넘는 동업 관계에서 한 번도 불협화음을 낸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두 그룹과 가문의 긴밀한 협력 관계는 지속될 것"이라며 "연간 1조원 규모의 LG그룹 자체 공사물량 수주가 급격히 줄어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건영은 지난 1990년대 중반까지만해도 시공능력 20위권의 중견 건설사였다. 하지만 이후 계열사 부실화와 무리한 사업 추진, 미분양 아파트 증가 등에 따른 자급 압박으로 1998년 3월 회사정리계획인가 결정을 받아 법정관리를 진행해왔다.

앞서 건영은 지난 2002년과 2003년 두 차례에 걸쳐 매각을 추진했으나 대주주 반대 등으로 무산됐다가 이번에 티에이에스에 인수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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