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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째 보수 동결, 예산마저 삭감…국선변호 제도 임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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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I 2026.10.26 05:4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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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섭 대한변협 국선변호사회장 인터뷰
"미지급 이월액 5년새 60배…'돌려막기' 반복"
"형사사법체계 개편에 변호사 역할 더 커져"
"法·公 선정·평가, 독립성 흔들려"…이관 제안도

[이데일리 이지은 석지헌 기자] “국선변호는 모든 국민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뒷받침하는 최소한의 사법 인프라입니다. 하지만 2008년 이후 국선전담변호사의 기본 보수는 사실상 동결됐고 국선변호 예산마저 줄고 있습니다. 변호사들의 사명감과 희생에 기대어 겨우 버텨온 제도는 이제 임계점에 이르렀습니다.”

25일 양윤섭 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 국선변호사회장)는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형사사법 절차가 복잡해지고 디지털 증거가 늘면서 국선변호 업무 부담은 커지고 있다”며 “하지만 이를 뒷받침 할 예산과 처우는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선변호 수요는 더 많아질 전망”이라며 “변호사의 처우개선이 없으면 법률적 조력이 절실한 피고인과 피해자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윤섭 대한변호사협회 국선변호사회장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국선변호인의 처우개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사진= 김태형 기자)
양윤섭 대한변호사협회 국선변호사회장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국선변호인의 처우개선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사진= 김태형 기자)
미지급 이월액 5년새 60배…‘돌려막기’ 반복

국선변호 제도는 크게 피고인을 위한 ‘국선변호인 제도’와 범죄 피해자를 위한 ‘피해자 국선변호사 제도’로 나뉜다. 국선변호인 제도는 형사사건에서 변호인이 필요한 피고인에게 법원이 변호인을 선정해 법률적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피해자 국선변호사 제도는 성폭력·아동학대 등 특정 범죄 피해자에게 법률적 조력을 제공하는 제도로 법무부가 관장한다.

2027년도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법원의 국선변호 지원 예산은 842억여원으로 올해(946억여원)보다 100억원 이상 줄었다.

특히 문제는 매년 상당한 규모의 국선변호료가 다음 해로 이월된다는 점이다. 예산 부족으로 국선변호료 지급이 미뤄지고 있어서다.

법원행정처 자료에 따르면 일반 국선변호료 미지급 이월액은 2021년 4억 7556만원에서 2025년 297억 5369만원으로 급증했다. 당해 미지급으로 다음 연도로 넘기는 국선변호료 규모가 5년새 60배 넘게 불어났다.

양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에는 거의 반년 가까이 보수 지급이 밀리면서 ‘체불 성명서라도 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발이 거셌다”며 “올해 상반기에 지난해 미지급금을 우선 정산했지만 현장에서는 또 국선변호료가 입금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예산이 줄면 상반기에는 전년도 밀린 보수를 정산하고 하반기에는 또다시 지급이 밀리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국선변호 수요 예측의 정확도를 높여 예산에 반영하고 사법서비스진흥기금 등 여유 재원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월 600만원 수준인 국선전담변호사의 기본 보수는 2008년 이후 18년째 사실상 동결됐다. 월 60만원에 불과한 사무실 운영비 지원금과 물가 상승에 따른 임대료·인건비 부담 등을 고려하면 실질 소득은 해마다 줄어든 셈이다.

이같은 상황은 국선변호 운영 방식의 한계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행 피의자 국선변호인 제도는 법원이, 피해자 국선변호사 제도는 법무부가 관장하고 있다. 각각의 변호사를 선정·평가하고 보수까지 정하는 기관이 사실상 이원화된 구조다.

양 회장은 국선변호 제도의 운영·관리 및 보수 지급 업무를 변호사단체로 이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전면 이관이 어렵다면 개별 사건의 변호사 선정은 법원과 공소청이 맡더라도, 변호사 배당·교육·평가·보수 지급 등 관리 업무는 변호사단체로 단계적 이관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양 회장은 “공공사업을 전문기관에 위탁 운영하는 것처럼 국선변호도 변호사의 등록과 연수, 징계를 담당하는 대한변협이 맡는다면 국민의 변호인 조력권을 더 충실히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윤섭 대한변호사협회 국선변호사회장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국선변호인 제도의 운영·관리 및 보수 지급 업무를 변호사단체로 이관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사진= 김태형 기자)
양윤섭 대한변호사협회 국선변호사회장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국선변호인 제도의 운영·관리 및 보수 지급 업무를 변호사단체로 이관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사진= 김태형 기자)
형사사법체계 개편…“변호사 역할 더욱 커져”

특히 형사사법체계의 변화로 국선변호에 요구되는 역할도 커지고 있다.

형사상 피해자들은 경찰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 기한이 3개월로 제한되면서 신속한 대응의 중요성이 커졌다. 특히 사회적 약자 대상의 7대 범죄 전건 송치 등과 맞물려 법률 조력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피의자 측도 검찰의 수사 방식 변화로 구속 기간 중 국선변호인의 대응 방식에 대한 실무적 고민이 커지고 있다.

양 회장은 “형사사건 유형이 다양해지면서 법률적 조력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국선변호사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며 “국선변호사들의 사명감과 열정이 꺾이면 사회적 약자의 기본권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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