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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장’에 찬밥…개인투자용 국채, 이달 중 당근책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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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 기자I 2025.12.04 05:15:00

개인투자용 국채, 정부 계획의 84%만 소진
20년물, 단 한번도 완판 없어…5년물마저 미달로 돌아서
안전자산이지만 저금리·거래불가에 증시활황까지…투자자 외면
5개월간 중도환매 211억…이달 중순 제도개선안 발표

[세종=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개인투자용 국채의 인기가 빠르게 식으면서 정부 발행계획의 80%대 수준의 실적을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원리금이 보장되는 안전자산이지만 기대수익이 상대적으로 낮은데다, 최근 미국과 한국 등 증시 활황세도 영향을 미친 걸로 분석되고 있다. 정부는 개인투자용 국채제도 활성화를 위해 이달 중 보완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이데일리=김일환 기자)
냄비 물처럼…빨리 끓고 빨리 식은 인기

기획재정부가 3일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개인투자용 국채는 지난해 6월 도입 이후 올해 11월까지 총 1조 9222억원어치 발행됐다. 정부는 2조 3000억원 규모의 국채를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개인투자자의 청약 미달 사태가 이어지면서 84% 정도만 발행이 이뤄졌다. 정부는 청약 미달 상황과 한도 관리 효율성 등을 고려해 지난해 12월에 이어 올해 12월에도 국채 미발행을 결정했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매입 자격을 개인으로 한정한 저축성 국채로, 국민이 손쉽게 국채에 투자해 중장기 자산을 형성하도록 지원한다는 취지에서 도입했다. 지난 11월 청약물은 연간 기준 표면금리가 5년물 2.735%, 10년물 2.885%, 20년물 2.945% 적용됐다. 만기를 채우면 0.5%포인트 안팎의 가산금리에 연복리가 붙어 연평균 수익률은 5년물 3.03% 10년물 3.385%, 20년물 3.5%다. 이자소득이 14%로 분리과세돼 금융소득종합과세에서도 빠진다.

이러한 안전한 수익 보장에도 개인투자용 국채의 인기는 초반에만 냄비 물 끓듯 오르다 금세 사그라졌다.

10년물 국채는 지난해 6, 7월 초기 두 달만 경쟁률이 1대 1을 넘었고 이후 미달로 돌아섰다. 이 때문에 월별 발행계획을 누적해서 더한 1조 3200억원 중 74% 수준인 9773억원만 발행으로 이어졌다.

20년물 국채는 단 한 번도 완판되지 않았다. 3900억원어치 누적 발행계획을 세웠지만 발행액은 절반가량(55%)인 2160억원에 불과했다.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에 정부는 올해 3월부터는 5년물 국채도 발행했지만, 5년물마저도 증시 상승세에 밀려 10, 11월 두 달 연속 미달사태가 났다. 10, 11월 각각 900억원어치를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청약은 511억원, 778억원만 이뤄졌다.

시장 한 관계자는 “20년 뒤에 원금의 두 배가 된다고 한들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엄청난 강점이 아니다”며 “절세혜택이 있다 해도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선 금리가 낮고 거래가 불가능하단 점이 투자 매력을 떨어뜨려 미달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봤다.

중도환매도 늘어…“투자매력도 높일 묘안 나와야”

개인투자용 국채 청약시작 후 1년이 지난 7월부터 가능해진 중도 환매도 늘어나는 추세로 확인됐다. 7월 32억원, 8월 40억원, 9·10월 각 46억원, 11월 48억원을 기록했다. 중도환매하면 가산복리와 복리 혜택을 받지 못함에도 개인투자자들은 10년물 138억원, 20년물 73억원 등 총 211억원어치를 환매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환매액은 2조원에 육박하는 총 발행잔액의 1% 수준으로 많은 편이 아니다”고 했지만, 시장에선 “청약미달사태 속에 환매도 늘어나는 건 문제가 있다는 뜻”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정부도 개인투자용 국채 수요를 늘리기 위한 제도개선책 마련에 착수했다. 기재부는 이달 중순 개인투자용 국채 제도개선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투자매력을 높여 청약이 늘어나도록 유인할 방안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장 관계자는 “개인투자용 국채는 근본적으로 단기간에 고수익을 바라는 우리 투자자들의 성향과는 잘 맞지 않은 상품”이라며 “일반 국채처럼 금리변동성에 대한 이익을 볼 수 있도록 개인 간 거래를 허용하는 등의 실효성 큰 보완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코스피 ‘불장’에 수요 증가를 늘리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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