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우리나라가 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성공했다. 한국 국채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평가가 격상했지만, 국내 증시는 아쉬움이 컸다. 선진시장 지위를 간신히 지켜냈기 때문이다. FTSE 러셀은 공매도 금지 조치를 문제 삼으며 이를 제때 재개하지 못하면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채권과 주식 시장을 향한 평가가 엇갈린 것은 시장 참여자의 접근성 때문이다. WGBI 편입이 가능했던 가장 큰 이유로는 시장 접근성 레벨2 요건을 충족한 것이 손꼽힌다. 외환시장 거래 마감 시간을 연장하고, 국제예탁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며 시장 접근성을 개선했다는 평가다.
반면 공매도 금지는 시장 접근성을 제한하는 요인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차입 메커니즘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유동성과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다. FTSE 러셀뿐만 아니라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 불발 당시에도 공매도는 시장 접근성을 제한하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WGBI 편입으로 80조원의 채권 투자 자금이 유입될 전망이라고 한다. 금융투자업계의 숙원인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이 금융투자업계의 숙원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지수 편입으로 막대한 자금 유입과 이를 통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기대할 수 있다.
당국이 내년 4월 공매도 재개에 나설 계획이라지만, 공매도 재개가 끝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공매도 외에도 해외 금융사들의 시장 접근을 어렵게 하는 것은 없는지 살필 때다.
특히 FTSE 러셀과 MSCI이 시장 접근성을 평가할 때 규제나 제도뿐만 아니라 해외 금융사들의 ‘경험’을 비중 있게 반영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으면 한다. 해외 금융사들 입장에서는 한국에서만 따로 구축해야 하는 공매도 전산 시스템이 시장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경험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