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당대로1]헌정사 첫 30대 당수 탄생에 국민의힘 ‘들썩’

박태진 기자I 2021.06.12 14:30:00

원희룡·유승민·오세훈 등 野 잠룡들 축하 쇄도
국민의힘 중진부터 초·재선도 ‘변화’ 기대
중진들 컨트롤 쉽지 않아…민심 읽어야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대한민국 헌정사상 첫 30대 당수가 탄생하면서 정치권이 떠들썩하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지난 11일 전당대회에서 중진 후보들을 제치고 당권을 거머쥔 것이다. 고(故)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이 정치판에 등장할 때도 30대가 아닌 40대였다. 이에 당내 잠룡들을 비롯해 중진과 초재선 의원들이 축하의 인사를 전함과 동시에 변화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 대선 승리 위해 나아갈 때

원희룡 제주지사는 당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들과 당원들께서 젊은 변화의 리더십을 선택했다”면서 “미래로 가는 혁신정당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준석 대표의 공이 크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36세 소장개혁파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에 입당한 후 20년간 보수당의 개혁을 외쳐온 오랜 노력이 드디어 결실을 맺는 것 같아 내 일처럼 기쁘기도 하다”며 “이준석이 상징하는 것은 변화하라는 것이고, 완전한 혁신을 이루라는 것이다. 서민들의 좌절과 청년세대의 절망을 꿈과 희망으로 만드는 대변혁을 이뤄 내자”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 “우리 정치의 변화와 혁신을 갈망하는 국민과 당원의 마음이 새 지도부를 탄생시켰다. 국민의 아픔에 공감하고 시대의 문제를 해결하고 국민을 통합시키는 새로운 정치에 새 지도부가 최선을 다해주길 기대한다”는 글을 남겼다.

그러면서 “치열했던 경선을 뒤로하고 우리 모두 다시 하나되어 대선 승리를 위해 나아가자”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 대표의 당선을 축하했다. 오 시장도 이날 “새로운 지도부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이번 전당대회는 신선한 바람에서 시작했고, 그 바람은 청량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결과는 뛰어난 개인에 대한 기대라기보다는, 국민의힘, 더 나아가 대한민국이 변하기를 바라는 국민의 염원이었을 것”이라며 “전당대회 과정을 지켜보는 내내 두 달 전에 치러진 4·7 재·보궐 선거가 재현된 것 같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캠프에서 일하며 오 시장 당선의 1등 공신이기도 하다. 유세현장에서 20대 청년들의 발언권을 부여하는 아이디어를 이 대표가 냈다.

◇ 중진 “조력 아끼지 않고 돕겠다”

중진들도 이 대표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하며 당의 변화를 돕겠다고 약속했다.

5선 정진석 의원은 “국민의힘의 변화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 그리고 당원들의 정권교체 갈망이 그대로 투영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가슴이 벅차오른다”면서 “내년 대선은 누가 더 빨리, 누가 더 많이 변하느냐의 싸움이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대동단결해 정권교체의 염원을 기필코 실현할 수 있도록 중진으로서 모든 조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4선 권성동 의원은 2달 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이 대표와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인연을 언급하며 “서로 역할분담을 해 매우 효율적으로 민주당 패널을 압도했다. 신·구가 조화된 이런 모습이 앞으로 우리 국민의힘이 가야 할 방향”이라며 “우리는 앞으로 내년 정권교체를 위해 환골탈태하고 혁신하는 모습으로 나아가야 한다. 저를 비롯한 중진들도 다 같은 마음으로 이를 돕겠다”고 강조했다.

김태호 의원은 “이준석 대표가 수락 연설에서 ‘공존’을 강조했다”며 “‘공존의 힘’이 국민의힘이다. 공존 속에서의 변화가 진정한 변화일 것”이라고 했다.

‘재선’ 임이자 의원은 이 대표의 당선 소식을 페이스북에 게재하며 새 지도부의 탄생을 알렸고, 송석준 의원은 “이제 새 지도부를 중심으로 국민의힘 당원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똘똘뭉쳐 나아가야 한다. 국민이 명령하신 정권교체를 완수하기 위해 나아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더욱 정진하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국민의힘의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가운데 이준석 당대표 후보와 나경원 당대표 후보가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변화의 바람’ 주역들 일제히 축하

당내 변화의 바람을 이끈 초선의원들도 이 대표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특히 이번 전당대회 당 대표 예비경선에 나섰던 김은혜 의원은 이 대표를 적극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은혜 의원은 이 대표, 김웅 의원과 함께 당 대표 경선에서 ‘세대교체의 바람’을 몰고 온 주역 중 한명이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불과 한 달 전만 하더라도 상상의 영역에 머물러 있었던 초현실적인 사건이 우리 눈앞에 실제로 펼쳐졌다”면서 “국민의힘, 나아가 한국 정치의 근본적인 변화를 바라는 민심의 대폭발이 이준석 돌풍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대표는) 이 폭발적인 국민적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안게 됐다. 잘해줄 것이라 믿고 응원한다”면서 “두 어깨에 짊어지게 된 무거운 짐, 혼자 힘으로 버거우면 과감하게 동지들과 나누십시오. 당원들은 기꺼이 함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초선 유상범 의원도 “국민의힘이 ‘30대 당대표’를 탄생시키며 한국 정당사를 새롭게 썼다”며 “국민의 부름을 받고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우리 모두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 정권교체를 위해 나가자”고 했다.

반면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원내 경험이 없어 중진들과 소통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대표의 선대위원장을 자처해온 하태경 의원은 이같은 지적에 무리한 요구라고 맞받아쳤다. 하 의원은 같은 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대표가 중진들을 컨트롤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중진 컨트롤은 세종대왕이 와도 불가능한 일”이라며 “저 같은 사람은 소신에 따라 정치하는데 어떻게 컨트롤할 수 있겠는가. 나이 많은 당대표도 중진들 컨트롤하기 힘들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심의 흐름을 읽으라고 조언했다. 하 의원은 “민심이 가장 중요하다. 큰 변화의 흐름에 중진들이 저항한다면 오히려 중진들이 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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