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모두 상향 조정했지만 2023년말까지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금리점도표상 2022년, 2023년에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소수의견이 작년 12월보다 늘어나긴 했으나 시장은 이보다 ‘2023년말까지 금리 인상은 없다’에 더 초점을 맞췄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 초반보단 하락했으나 1.6% 중반대로 올랐고 통화정책에 영향을 받는 2년물 금리는 하락했다. 주가는 상승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메시지는 크게 달라진 게 없었지만 별 다른 조치 없이 ‘궁극의 립서비스’가 시장을 달랬다는 평가가 나온다.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재개됐고 환율은 하방 압력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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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는 정책 금리를 0.00~0.25%로 동결하고 월 1200억달러 규모의 자산 매입을 지속하겠다며 종전의 통화정책을 유지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을 4.5%에서 6.5%로 올리고 물가상승률과 근원물가 상승률을 각각 1.8%씩에서 2.4%, 2.2%로 상향 조정했다. 실업률은 5.0%에서 4.5%로 내렸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금리 점도표에 따르면 대다수 위원들이 2023년말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성장과 물가 전망이 상향 조정됐음에도 장기간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사실이 또 한번 확인되면서 시장은 안도 랠리를 보였다. 다만 금리 인상 소수의견은 늘어났다. 2022년과 2023년 금리 인상을 예상한 위원들은 1명, 5명에서 각각 4명, 7명으로 증가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경제가 정상 궤도에 올라 실제 데이터상으로 상당한 진전이 이뤄지면 테이퍼링을 실제 단행하기 전에 그러한 논의를 시작할 시점이 됐다고 말할 것”이라며 경제가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먼저 데이터를 확인하고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 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준의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느껴지는 이벤트였다”며 “실제 경기 회복이 눈에 보이는 현 시점에서 연준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슈퍼 비둘기 스탠스를 유지한 궁극의 립서비스였다”고 평가했다.
시장은 환호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58% 상승한 3만3015.37에 거래를 마쳐 사상 첫 3만3000선을 넘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29% 오른 3974.12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40% 오른 1만3525.20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17일(현지시간) 오후 6시께 91.38으로 0.53% 하락 중이다. 미 10년물 금리는 1.645%로 소폭 상승했으나 2년물은 0.141%로 소폭 하락했다.
이날 환율은 달러 약세와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재개되며 전 거래일 종가보다 8원 넘게 하락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FOMC 결과를 확인한 만큼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4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환율은 상승보다 하락에 무게가 실린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통화정책 이벤트 안도감을 반영한 국내증시 외국인 투자 심리 회복이 환율 하락에 일조할 것”이라면서도 “결제를 비롯한 실수요 달러 매수, 연기금 해외투자 자금 집행 등은 하방 경직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