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거래제한 조치로 인해 미국 실리콘밸리 관련 기업들이 110억달러(약 13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CNN은 17일(현지시간) 컨설팅기업인 유라시아그룹의 보고서를 인용해 퀄컴과 브로드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미국 정부의 거래제한 명령에 따라 110억달러의 매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보통신기술 보호를 위한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미국 상무부는 같은 날 화웨이와 70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올린다고 발표했다.
이 명단에 오른 기업은 미국 정부의 허가 없이 미국 기업들과 거래할 수 없게 된다.
세계 최대 통신장비 공급자이자 2위 스마트폰 판매자인 화웨이는 핵심 부품 조달을 위해 수십 개의 미국 기술기업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1만3000개의 공급처에서 700억달러(83조6850억원) 규모의 부품을 사들였고, 이 가운데 110억달러는 수십 개의 미국 기업과 거래한 것으로 파악됐다.
CNN 보도에 따르면 유라시아그룹의 한 전문가는 미국의 결정이 화웨이 자체는 물론 전 세계 화웨이 고객사 네트워크 모두를 위험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또 외국 기업이 미국의 부품과 부속품이 포함된 제품을 화웨이에 판매할 수 없기 때문에 미국의 결정은 전 세계 공급망을 혼란에 빠뜨린다는 예상도 내놨다.
한편 같은 날 미국 현지에서는 상무부가 임시 일반면허를 발급해 화웨이 장비를 보유한 기업과 사람들에게 통신망과 장비의 신뢰성을 유지할 시간을 줄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임시 일반면허는 90일간 효력이 있지만, 새로운 거래에는 적용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