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한마디]쳇 베이커

채상우 기자I 2014.07.13 13:30:43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The melody. It sounds like saying our story

“그 노래 멜로디가 꼭 우리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

1988년 3월2일 재즈 트럼펫 연주자 쳇 베이커(Chet Baker·1929~1988)는 연인 다이앤 바브라(Diane Vavra)에게 전화를 걸어 울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세계적 트럼펫 연주자로 ‘재즈계의 제임스딘’이라는 애칭이 있을 만큼 멋진 외모를 갖췄다. 그는 무엇보다 뛰어난 트럼펫 연주 실력과 중성적이며 애절한 목소리로 50년대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베이커는 연인 다이앤에게 전화를 할 때 깊은 수렁에 빠진 상태였다. 그는 마약 중독으로앞 이가 모두 빠졌고 지독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는 또 소극장 연주를 하고 푼돈을 받아 근근히 삶을 이어갔다. 그런 그가 다이앤에게 전화한 날은 그의 인생에 마지막 녹음 날이었다.

그는 2달 뒤인 1998년 5월13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호텔 창문 밖으로 몸을 던져 생을 마감했다. 그의 연인 다이앤은 베이커 사망후 이렇게 말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그저 그를 안아주는 것 뿐이었다.”

화려했던 젊은 시절을 잊지 못해 괴로워한 쳇 베이커. ‘망각은 신이 준 최고의 선물’이라는 말은 지나간 유행가가 아니라 때로 인생의 진리가 담긴 격언이 아닐까.

AMSTERDAM, NETHERLANDS - JULY 19: Chet Baker performs live on stage at Concertgebouw in Amsterdam, Netherlands on July 19 1983 (photo by Frans Schellekens/Redfer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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