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양미영기자] BoMS그룹의 이코노미스트인 SK증권 오상훈 팀장은 "우호적인 채권수급과 안전자산 선호로 당분간 금리하향 압력이 높아지겠지만 월말쯤 전쟁양상이 윤곽을 드러내고 단기자금 흐름이 급변할 가능성이 있어 5%선 등락이 거듭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불확실성이 큰 시점에서 매수매도 전략보다는 헤지를 통한 리스크 축소전략이 필요하며 시장의 절대 기대수익률이 추세적으로 하향조정되는 것을 감안할 때 절대금리 수준이 높은 장기물 중심의 캐리전략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소비 둔화..설비투자 회복 기대 약화
금년 들어 세계경제는 회복기대감과 실적지표 간의 괴리 폭이 점차 확대되는 가운데 각 예측기관들은 금년 세계경제 전망치를 당초보다 하향 조정하는 추세선상에 있다.
지난 1월7일 미국의 배당소득세 완전폐지 등 대규모적인 경기부양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선 반영 인식과 재정적자 확대에 따른 경기회복 회의감 등으로 증시에 대한 영향이 제한적이었고 오히려 미-이라크간 전쟁시기 임박에 따른 불안심리가 시장 분위기를 압도하는 모습이었다.
지난해 세계경제는 과잉설비하 설비투자 위축에 의한 경기하강 압력을 통화완화 기조에 의한 소비수요 창출로 경기 재침체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금년 들어서는 공급과잉 우려는 다소 완화되는 가운데 소비위축으로 인한 경기약화 우려가 상대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즉 지난해 각국의 유동성 확대에 의한 소비수요 창출로 과잉재고는 상당부분 해소되었지만 금년 들어서는 그 동안 저금리 및 가계신용 확대로 인한 부채누적 및 부실 리스크가 부동산 경기 둔화와 맞물리면서 적어도 상반기 내 회복반전이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금년 중 내수회복을 바탕으로 한 기업 설비투자 회복 기대도 당초 보다 약화될 것으로 보여 금년도 전반적인 경기회복의 브레이크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수출 1분기 고점..상반기 잠재성장률 수준 하회
국내경기는 생산지표 측면에서 보면 완만한 상승 추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내수관련 지표들은 반대로 둔화세가 점차 뚜렷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생산과 내수의 갭을 수출 호조세가 메꾸고 있기 때문에 향후 경기속도는 전적으로 수출호조세 지속여부에 의존하고 있다.
지표경기를 생산지표로, 체감경기를 내수지표로 간주하는 경우 그 갭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꾸준히 확대추세를 보여 왔다. 금년 상반기에도 지표경기를 뒷받침하고 있는 수출경기는 당분간 호조세가 유지될 것인 반면, 소비 등 내수지표는 가계신용 리스크 확대와 미-이라크간 전쟁분위기 및 북 핵 문제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 등으로 둔화세가 보다 가시화될 것으로 보여 그 갭은 쉽사리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수출도 증가율 측면에서는 금년 1분기를 정점으로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그 동안의 원화환율 하락세와 세계각국의 내수둔화 추세가 시차를 두고 수출경기에 일정부분 영향을 줄 것이고, 물량증가율이 현 추세를 유지한다 하더라도 단가상승률은 금년 1분기를 정점으로 전진적인 하향추세로 접어들어 앞으로 감소 폭이 점차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금년 상반기중 이러한 경기추세가 이어질 경우 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수준을 소폭 하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외생 충격 의식..통화정책 중립 유지
이달 초 한은은 대내외 여건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콜금리 수준을 현 수준에서 동결하고 향후 외생적 불확실성 변수의 전개추이를 관망하기로 하였다. 실물경제가 국내외적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고 저금리 기조와 풍부한 시중유동성으로 인해 기업 자금사정이 원활한 가운데 미-이라크 전쟁, 유가상승, 북한 핵 문제 우려로 인한 주가와 금리의 동반하락으로 시장심리가 크게 악화되었기 때문이다.
현 기업의 투자부진 지속은 유동성 또는 금리 요인 보다는 대내외 수요부진 및 경제 불확실성 등에 주로 기인하고 있고, 소비둔화를 방지하기 위한 추가적 유동성 확대도 가계신용 리스크 연착륙과 부동산경기 안정화에 역행하는 조치이기 때문에 통화정책 변경의 명분을 크게 약화시키고 있다.
즉 현재의 투자 및 소비 위축 현상은 일정부분 지정학적 리스크에 의한 심리적 위축에도 크게 기인하고 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선제적 통화정책 보다는 외생적 충격의 향방이 정해질 때까지 현 통화정책기조를 유지시킬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한은의 RP규제를 통한 유동성 규제가 지속되고 있어 경기불안 우려 보다는 과잉유동성 부작용 우려에 비중을 두고 있다는 판단이다.
◇채권시장, 전쟁 과잉반응 영역권에 진입
앞으로 시장의 주된 관심사는 무엇보다도 향후 경기심리를 크게 좌우하게 될 미-이라크간 전쟁 양상과 북한 핵 문제 전개 추이에 두어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의 예에서 보아 왔듯이 전쟁개시 전까지는 시장이 극도로 불안해지면서 유가상승, 달러화 약세, 시중자금의 단기 부동화, 국제자금의 안전자산 선호에 의한 국제 금 가격 상승 현상 등으로 주식 및 채권시장에서의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주가와 채권수익률은 과잉반응 영역권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과거 전쟁의 학습효과에 의해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있고 사태해결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시장이 이러한 불확실성 요인을 리스크 프리미엄으로서 이미 상당부분 선반영하고 있기는 하지만 사태추이의 향방이 일정시점에서 윤곽이 드러날 시점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그 동안의 과잉반응 부분이 급격히 해소되면서 이전 추세와 크게 엇갈릴 가능성이 잠복해 있다는 판단이다.
◇개전시 유가급락..주가·금리 동반 상승 가능성
최근 북한 핵 문제와 미-이라크 전쟁 분위기가 복합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두 문제의 연관성으로 보아 시기적으로 동반 해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태해결의 실마리는 북한 및 이라크측 보다는 주로 미국의 의지에 의해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금년 들어 부시 행정부는 경기부양 의지를 강력히 표명하고 있어 전쟁양상은 적어도 경기불안과 시장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범위에서 종결될 가능성이 있다. 이를 염두에 둘 경우 미-이라크간 전쟁 양상은 후세인 망명에 의한 미국의 무혈전쟁 내지는 단기 국지전으로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여 국제 원유시장에서 현 유가는 과거 91년 걸프사태 당시 미국의 이라크 공격시기 이전 보다 상대적으로 안정된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시점 또는 이라크 후세인의 망명 결정 시점과 때를 맞추어 국제유가는 배럴당 20불 대 초반까지 급락할 가능성이 있고 이는 불확실성 해소 요인과 더불어 그 동안 과도하게 위축되었던 경기회복 심리를 크게 호전시켜 국제 증시의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 유가수준은 전쟁위험과 베네수엘라 파업에 의한 투기적 요인까지 가세하고 있기 때문에 사태 해결의 가닥이 잡힐 경우 유가는 급락세로 반전되어 약세기조가 상당기간 유지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주가를 기술적 반전 차원이 아닌 중기적 상승세로 견인할 공산도 있다.
◇최근 금리하락은 일시적 요인과 장기적 요인이 혼재
채권시장은 금년 들어 우호적인 채권수급과 경기 불확실성을 토대로 국고3년물 기준으로 그동안 심리적 바닥권 대였던 5%대를 하향 돌파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말 투신권에서 유출되었던 자금이 단기화되어 MMF중심으로 유입됨으로써 단기채권 수요 확대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고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과 신정부 출범 등에 의한 시장 비우호적 분위기 조성에 따른 주식시장 부진세에 대한 반사적 영향도 채권수익률의 강세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 동안 금리의 하방 경직성의 버팀목 역할을 하였던 CD금리가 은행권 수신금리 인하 여파로 10bp내외 하락하면서 기준금리인 국고3년물의 하방 경직성도 다소 신축성을 가지게 되었다. 단기물의 하방 경직성이 완화되면서 장기물도 상대적으로 빠르게 하락하면서 장단기 수익률곡선은 보다 평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절대금리가 높은 시장의 수요 증대로 회사채수익률도 빠르게 하락하여 신용 스프레드 폭도 축소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리스크 관리, 캐리전략에 초점
경기 펀더멘털이 약화되는 국면에서 채권 수급면에서 우호적인 여건, 북 핵 및 미-이라크 전쟁 분위기 지속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 등이 어우러지면서 가격변수의 과잉반응 특성까지 감안 시 시중금리는 당분간 하향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월말로 가면서 개전 시점 임박에 따라 전쟁양상이 대략적인 윤곽이 점차 구체화될 것이고 월말 설날 시기가 임박함에 따라 단기자금 흐름이 급변할 개연성도 상존하고 있다. 이 경우 시장에서는 매수매도 관점이 엇갈리면서 국고3년물 기준으로 5%선을 기준으로 등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현 시점은 북 핵 사태 및 미-이라크간 전쟁 전개 향방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큰 시점이다. 양극단 관점을 전제로 한 매수매도 전략 보다는 현 포지션에서 현선물간의 헤지전략을 통해 리스크를 축소시키는 신축적 전략이 보다 유효한 상황이다.
월말 기업들의 설날 자금수요 증가, 전쟁시기 임박에 따른 주가 및 금리의 동반 급 반전 가능성 등을 감안할 경우 딜링을 통한 자본이득 추구 보다는 Downside risk를 최소화하는데 주안점을 두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단기적 금리 급 변동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중기적으로 보면 현 경기 모멘텀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고, 시장의 절대 기대수익률도 추세적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는 측면을 감안시 절대금리 수준이 높은 장기물을 중심으로 한 캐리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