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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건설사,연쇄부도 공포..슬림화 불가피

허귀식 기자I 2000.09.22 11:52:43
최근 증시침체와 고유가 등에 따른 경기위축 우려로 건설업체들의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다. 보성의 법정관리는 이같은 건설업체의 경영난을 대변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대건설 등 국내최대건설업체가 채권단과 정부의 지원으로 간신히 부도를 면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쌍용양회 등 시멘트업계의 경영난도 무관하지 않다. 화의업체인 보성은 대구지방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화의업체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화의로는 도저히 경영난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우방 등 지역 건설업체가 연쇄적으로 휘청거리면서 자금난을 이기지 못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대구지역 최대건설업체인 우방은 채권단의 자금지원 중단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워크아웃업체가 채무조정과 그동안의 자금지원에도 불구하고 견디지 못해 법정관리로 직행한 것이다. 지난 97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청구, 보성과 함께 대구건설업계 ‘빅3’였던 우방은 협력업체 1300여개, 관련종사자만 1만3000여명에 달할 정도로 이 지역 경제 최후의 보루였다. 그러나 경제외적 요인들을 감안한 채권단의 지원이 일시적으로 진행됐음에도 워크아웃수준의 채무조정으로는 회생가능성이 없다는 판정이 내려져 결국 법정관리를 택해야 했다. 우방과 보성의 법정관리는 상사채권자인 건축설비업체 등 하도급업체에 막대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건설업체 부도는 건설경기가 장기간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주 원인. 이와 관련, 정부의 예산부족으로 아예 선금 신청을 못하도록 하거나 건설경기가 악화되면서 선금을 받은 업체가 공사중 부도를 내는 것을 우려해 선금 지급을 꺼리는 것도 자금난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라고 건설협회는 지적했다. 금융시장의 불신도 큰 몫을 하고 있다. 금융권은 건설업체의 초과공급 탓에 돌린다. 일반 건설업체수는 지난 97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그러나 업체당 평균 수주금액은 절반 정도로 줄었다. 3000여개의 중소주택업체중 올들어 주택사업을 벌인 곳은 92개 업체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체의 초과공급은 덤핑입찰로 이어지고 결국은 부도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70년대의 중동 건설과 80년대의 주택 200만호 건설과 같은 초고성장시대의 건설 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도 건설업계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건설업체의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옥석가리기를 방해하는 무분별한 지원책을 삼가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공급과잉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선 부실건설사의 퇴출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한편 이같은 건설업체의 자금난으로 주식시장의 건설업종 지수는 "겨울잠"에서 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들은 건설주에 대해선 여전히 "부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건설업종 지수는 95년 이후 종합주가지수를 웃돈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 장기간의 소외가 "무관심"으로 이어져 건설업 주가는 좀처럼 바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민간부문 건설수주액이 증가하고 있는 반면 토목공사 등 공공부문 수주액은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다 때마침 경기마저 둔화양상을 보이고 있어 건설업이 총체적인 위기상황에서 벗어날지 의문시된다고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지적했다. 투자관점에서 중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며 살아남을 수 있는 일부 종목으로 슬림화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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