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제조업의 대들보인 석유화학산업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국내 생산설비 과잉에 중국산 저가 공세가 겹쳤다. 산유국 중동 국가들도 이 산업을 전략적으로 키우고 있어 전망은 갈수록 어둡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내놨다. 그러나 탄핵과 정권 교체의 어수선함 속에서 8개월을 허송세월했다. 더 이상 구조조정을 늦출 수 없다. 당장 산업계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살길을 찾아야 한다. 입법권을 쥔 국회의 도움도 절실하다.
여수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한 여천NCC는 석화업계의 현주소를 잘 보여준다. 한때 캐시카우이던 회사가 2022년부터 내리 적자의 늪에 빠졌다. 공동 대주주인 한화그룹과 DL그룹이 지난 3월 각각 1000억원씩 유상증자 방식으로 지원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21일까지 3100억원을 갚지 못하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다른 석화 기업들도 정도만 다를 뿐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이미 여러 공장이 가동을 멈추는 ‘셧다운 도미노’가 진행 중이다.
무엇보다 업계의 안이한 경영 전략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중국의 공세에 밀린 업종은 석화뿐이 아니다. 조선업의 경우 일찌감치 유조선 등 쉽게 만드는 제품은 중국에 내주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주력했다. 그 덕에 전체 선박 수주량은 중국에 뒤져도 기술은 한국이 최고라는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석화업은 ‘중국 특수’에 취해 나프타를 분해해서 플라스틱·비닐의 원료인 에틸렌을 생산하는 고식적인 기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금의 위기는 구조적이다.
이런 때야말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여수, 울산, 대산(충남 서산) 3개 산업단지에 퍼져 있는 다수의 석화기업들에 100% 자율 구조조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기업이 움직일 수 있도록 먼저 정부가 판을 깔아줘야 한다. 새 정부가 들어선 만큼 지난해 12월의 대책을 다듬어 지체없이 실천에 옮기길 바란다. 최근 국회엔 철강산업을 지원하는 K스틸법이 여야 공동으로 발의됐다. 석화는 철강 못지않게 중요한 국가 기간산업이다. 여수, 울산, 대산 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초당적인 K케미컬법이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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