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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CNN방송, AP통신 등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미국을 방문 중인 네타냐후 총리와 만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인 하마스 간 전쟁에 대해 논의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솔직하고 건설적인 회동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스라엘 국가의 존재, 안보, 그리고 이스라엘 국민을 확고하게 지지한다”면서도 “이스라엘의 자기방위권을 지지하지만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가자지구에 여전히 억류돼 있는 인질들을 유념하고 있다면서도, 이스라엘군에 포위된 지역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인도주의적 상황 및 민간인 사상자 발생 등과 관련해 “그들이 겪는 고통의 규모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러한 비극을 외면할 수 없다. 고통에 무감각해지는 것을 허용할 수 없으며, 나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며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고통은 끝나야 한다. 이스라엘이 안전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전쟁이 종식돼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일시적이라도 전투를 중단해야 한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의견에 공감하며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고 하마스에 포로로 잡힌 인질 석방을 위해 신속하게 휴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2국가 해법’(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개별 독립국가로 공존)을 지지하며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자신들의 자유와 존엄, 자기 결정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안전한 유대인 국가이자 민주주의 국가를 유지하고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정당히 누릴 자격이 있는 자유와 안보, 번영을 실현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외신들은 “네타냐후 총리의 미국 방문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사상자가 3만 9000명 이상 사망한 가운데, 또 이스라엘에서 그에 대한 지지가 급락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수십명의 이스라엘 인질이 여전히 하마스에 포로로 잡혀있고, 이스라엘에서도 약 1200명이 사망해 9개월 간 진행된 전쟁을 끝내라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을 방문한 건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이스라엘과 전쟁을 개시한 이후 처음이다. 그는 미국 방문 후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하고 미 의회에서 네 번째 연설을 가졌다. 백악관을 방문한 건 2020년 이후 처음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또 하마스에 억류 중인 미국인 인질 가족들을 만났으며, 26일엔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이날 해리스 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를 만난 건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민주당 대선 후보로서 외교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CNN은 해리스 부통령이 대내외 활동폭을 넓히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자신이 대선 후보로 적절하다는 사실을 빠르게 증명하려는 또다른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