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전쟁터에서도 내 목소리만 ‘쏙’…LG 게이밍스피커 써보니

신중섭 기자I 2021.09.21 22:00:00

[사용기]LG전자 게이밍 스피커 GP9
마이크 탑재…대화 시 소음 제거·목소리↑
FPS·RTS 등 게임 장르별 특화 사운드
5시간 배터리+고급 음향기술로 음악도 OK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PC방 대신 집에 고성능 데스크톱이나 플레이스테이션과 같은 콘솔을 구비해 놓고 게임을 즐기는 ‘홈 게임족’이 최근 많이 늘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더 그렇다. PC방에선 다른 이용자들과 다닥다닥 붙어 게임을 하는 탓에 헤드셋을 쓰지 않으면 본인이 플레이 중인 게임 음향에 온전히 집중하기 힘들다. 특히 적의 발자국 소리나 총성의 방향 등이 중요한 FPS(1인칭 슈팅) 게임의 경우 무조건 헤드셋을 착용해야 한다. 팀플레이가 중요한 게임에서도 소통을 위해 마이크가 달린 헤드셋이 필요하다.

하지만 게임 장소가 집이라면 상황이 좀 다르다. 꼭 헤드셋을 껴야 할 정도로 주변이 시끄럽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방법으로 ‘집중’과 ‘소통’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면, 굳이 무거운 데다 머리를 조여 갑갑함을 유발하는 헤드셋을 낄 이유가 없다. LG전자의 첫 게이밍 스피커 ‘GP9’은 이러한 배경에서 탄생했다. FPS와 실시간 전략게임 등 장르별로 특화된 사운드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마이크가 내장된 스피커는 시끄러운 게임 소리를 쏟아내는 중에도 내 목소리만 뽑아내 같은 팀원에게 선명하게 전달하는 ‘소통’까지 해결해준다.

◇전쟁에도 내 목소리만 선명하게 전달…화상회의서도 유용

며칠간 다양한 방법으로 GP9을 이용해봤다. 제품을 개봉했을 때 첫인상은 ‘강하다’였다. 가로로 길쭉한 형태지만 그 길이가 40cm가 안 돼 모니터 앞 등 책상에 두기 적당했다. 전반적으로 검은색에 단단해 보이는 외관에 전면부엔 빗살 모양의 디자인이 들어갔으며, 가운데엔 LG전자의 게이밍브랜드인 ‘울트라기어’ 마크가 새겨져 강한 인상을 더했다. 작동 시 뿜어져 나오는 빨간 불빛은 다소 부담스러웠으나 별도 앱을 다운받으면 다양한 색깔로 쉽게 바꿀 수 있어 좋았다. 상단엔 전원버튼과 함께 블루투스·USB 등 제품 연결을 위한 버튼, 음향·마이크 기능과 관련된 버튼이 배치됐다. 뒷면엔 각종 연결 포트가 있다.

버튼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건 가운데서 홀로 볼록하게 튀어나온 버튼이다. 그림에서 알 수 있듯, 이 버튼을 누르면 마이크 작동이 활성화 된다. 버튼을 둘러싼 다이얼을 돌리면 스피커 음량 조절도 가능하다.

‘마이크’ 기능은 GP9만의 비장의 무기다. 물론 마이크가 내장된 스피커는 타사 제품 중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주목할 부분은 LG전자만의 ‘클리어 보이스 채팅’ 기능이다. 아무래도 게임 중 스피커에 내장된 마이크를 통해 소통하면 스피커에서 나오는 시끄러운 게임 소리와 내 목소리가 뒤섞일 수밖에 없다. 헤드셋 마이크와 달리 입과 마이크의 거리가 다소 떨어져 있으며 주변 소음에 취약할 수 있다.

하지만 에코캔슬링 기술이 적용된 클리어보이스 채팅 기능은 주변 소음과 게임 사운드를 줄여 상대방이 내 목소리를 더 또렷하게 들을 수 있도록 한다. 게임 내에선 통제된 환경에서 테스트가 어려워 전쟁 영화를 틀어놓은 상황에서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Zoom)’으로 소통을 하는 방식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시끄러운 교전 소리로 마치 전쟁통에 이야기를 하는 상황이었음에도 상대에겐 내 목소리만 전달됐다. 게임에서는 물론, 코로나19 상황에처럼 재택근무 중 화상 회의를 할 때에도 어린 자녀의 목소리나 창밖 소음 등을 억제해줄 수 다는 점에서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가 최근 출시한 ‘LG 울트라기어’ 게이밍스피커 ‘GP9’(사진=LG전자)
◇총성·발자국 방향 느껴지는 공간감…축구에선 웅장함 극대화

스피커 제품의 본질인 ‘사운드’ 성능은 어떨까. 우선 기본적으로 독자 개발한 3D 게이밍 사운드 기술을 탑재해 게임에서 나는 다양한 소리의 방향과 크기를 분리한 후 실제 사용자 주변에서 나는 것처럼 입체감 있게 전달해 몰입도를 더 높인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먼저 FPS 모드를 테스트 하기 위해 ‘더 디비전2’이라는 게임을 플레이했다. FPS 모드는 가상의 7.1채널 입체 음향을 구현해 상대방의 발소리나 총소리가 나는 위치를 더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다. 제품 상단의 FPS 버튼만 눌러주면 곧바로 기능이 활성화된다. RTS(실시간전략게임) 모드와 번갈아 눌러가며 비교해본 결과 FPS 모드에선 소리의 묵직함·웅장함보단 선명함이 극대화 되는 느낌이었다. 공간감을 잘 표현해 헤드폰을 끼지 않고도 총성이나 발자국의 방향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

RTS 모드는 3인칭 오픈월드 액션 RPG 게임인 ‘어쌔씬크리드 발할라’와 축구경기 현장음 영상을 통해 테스트했다. RTS 모드는 보다 넓은 공간에서 소리가 발생하는 것처럼 소리의 현장감을 키우는 역할을 한다. 게임 플레이 중 전투 장면에서 RTS 모드를 활성화 하니 함성 소리나 교전 소리가 곧바로 웅장해지는 것을 느꼈다. 박지성의 골이 터진 뒤 장내에 울려퍼지는 ‘함성’으로 유명한 2011년 4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의 챔피언스리그 축구 경기에서도 확실히 웅장함을 배가시켰다.

더 디비전2 게임 플레이 장면. LG전자 울트라기어 게이밍스피커 GP9의 FPS모드를 켜놓고 플레이 중이다. 입체 음향으로 발자국 소리나 총성 방향을 보다 잘 파악할 수 있다.(사진=신중섭 기자)
◇음량 키워야만 성능 극대화 아쉬워…‘헤드셋’ 기술로 보완

아쉬운 점이라면 음량을 많이 키워야 이러한 음향이 더욱 살아난다는 것이었다. 헤드셋은 귀를 막아 외부 소음을 억제시키지만 스피커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창문을 닫고 음향을 최대한 키운다면 헤드셋과는 비교할 수 없는 사운드가 귀를 즐겁게 한다. 다른 방법도 있다. 스피커의 AUX 단자에 보급형 헤드셋을 연결해도 고급 음향을 즐길 수 있다. DTS 사의 입체 사운드 기술인 ‘DTS Headphone: X’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가족들 때문에 음향 크기를 키우지 못한다면 이 방법을 택하면 된다.

‘게이밍 스피커’이긴 하지만 54만9000원이라는 낮지 않은 가격에 게임용으로만 쓰긴 아까울 것 같아 음악용 블루투스 스피커로도 활용했는데 충분히 만족스러운 성능을 뽐냈다. 앱을 통해 이퀄라이저(EQ) 설정이 가능한 데다 주로 고급 오디오에 적용되는 하이파이 쿼드덱(Hi-Fi Quad DAC)이 탑재돼 현재 보유 중인 비슷한 가격대의 일반 블루투스 스피커보다 오히려 나았다. 게임스러운(?) 외관에 피크닉용으로 쓰기엔 다소 부담스럽지만 최장 5시간 동안 사용 가능한 내장 배터리를 탑재해 휴대하기 편리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제품 상단에는 마이크 활성화 겸 볼륨 조절 버튼(가운데)을 비롯해 왼쪽부터 차례로 전원, 기기연결, 헤드셋 활성화, FPS, FTS, EQ 버튼 등이 배치돼 있다. (사진=신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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