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보복' 시작한 탈레반…경찰청장 총살·부역자 색출

김정민 기자I 2021.08.21 22:52:40

탈레반 경찰청장 등 현지인 총살장면 SNS서 공유
유엔 보고서 "탈레반 재점령전 부역자 리스트 작성"
카불공항 탈출행렬 이어져..외국인 억류 주장도

[이데일리 김정민 기자]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피의 보복’을 시작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21일 트위터 등 SNS에서는 아프가니스탄 바드기스주의 경찰청장인 하지 물라 ’하지 물라 아차크자이‘(Haji Mullah Achakzai)가 두 눈이 가려지고 손이 묶인 채 기관총으로 처형당하는 영상이 공유돼 충격을 줬다.

영상을 보면 천으로 눈을 가린 남성이 두 손이 묶인 채 무릎을 끓고 바닥에 앉아 있는 상태에서 총탄이 날아드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게시물을 공유한 이들은 ‘탈레반이 보복하지 않겠다던 약속을 어겼다’고 비난했다.

데일리 메일, 미러 등 영국 매체들은 탈레반이 정권을 다시 잡은 뒤 하지 물라 아차크자이 청장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라그만주의 주지사와 경찰청장도 탈레반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원 국민의 최고위원이 탈레반이 현지인들을 총살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했다가 지나치게 참혹한 영상이라는 지적에 한시간만에 삭제하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카불의 대량학살은 이제 시작”이라며 “정부는 아프가니스탄 사태의 현실을 직시하고 국가방위체제를 서둘러 점검하고 인도적 차원에서 난민을 받아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탈레반이 이전 정부 조력자에 색출에 나섰다는 유엔 보고서가 공개됐다. 익시오스 등 미국 현지 언론을 통해 공개된 보고서에서는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재점령하기 전에 이미 체포 대상자 분류 작업을 마쳤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정보기관, 특수부대, 경찰, 군인들이 우선 색출 대상자로 분류됐으며 탈레반 대원들이 이 리스트를 가지고 해당자를 체포하기 위해 민간인들을 상대로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전국적 사면과 여성 사회 참여 확대 등 당초 약속과 달리 탈레반이 시위대에 발포하는 등 강압적인 무력통치에 나서자 아프가니스탄을 벗어나려는 탈출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카불 공항에서는 본국으로 대피하려는 외국인들과 탈레반을 피해 탈출을 시도하는 아프간인들이 몰리면서 혼란을 빚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만 최소 12명이 사망했다.

인도 NDTV, 인도 언론들은 대부분이 인도인인 일행이 카불 공항 인근에서 탈레반에 억류됐다가 풀려났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탈레반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외국인을 억류하지 않고 있으며 일부에 대해서만 아프가니스탄을 떠나기 전에 심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사진=김재원 의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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