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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암살된 대통령의 딸에 갑작스러운 야심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사정을 잘 아는 민주공화당 의원에 따르면 박근혜가 다음 총선에 아버지의 고향을 포함한 지역구에서 출마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은 28살로 1981년 3월 치러진 11대 총선을 염두에 둔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청와대 경호 근무를 통해 박정희 대통령 일가와 친해진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박근혜에게 출마를 권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민주공화당 지도부는 박근혜의 출마로 박정희 시대를 주요 선거 이슈로 만들어 당내 분열을 일으키고 제3당 창당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김종필이 박근혜가 출마하지 않도록 설득하려고 할 수도 있지만, 그가 성공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이 11대 총선에 왜 불출마했는지는 이번 문건에 기록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2007년 발간한 자서전에서 “조용히 살아가는 나날이 만족스러웠다. 정치를 해볼 생각이 없느냐는 제안을 종종 받았지만, 단호히 거절했다”고 적었다.
40년 만에 기밀 해제된 이 문건은 외교부가 미국 정부로부터 건네받아 이날 5·18 광주민주화운동기록관 홈페이지에 공개한 총 43건, 약 140쪽 분량의 기록물 가운데 일부다. 해당 문건에는 민주화운동뿐 아니라 당시 정치 상황에 대한 주한미국대사관의 보고가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