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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쇼팽에 말을 걸었다. 그리고 그 대화를 타건에 싣는다. 쇼팽의 야상곡을 녹음해 앨범을 발표하고 리사이틀에 나서는 그는 5일 서울 마포구 대흥동에 있는 마포아트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외롭게 살았던 쇼팽이 하고 싶은 말은 야상곡에 담겨있더라”며 “쇼팽과 나눈 대화를 피아노로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백건우의 이번 야상곡 전집은 2013년에 발표한 슈베르트 앨범 이후 6년 만이다. 백건우 특유의 박자감각으로 피아노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소리와 울림을 연주하여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일반적인 연주보다 몇 할 긴 느린 박자 속에 쇼팽의 우아함과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녹음은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에서 했다.
백건우는 쇼팽의 인간미와 소박함을 앨범에 담고자 했다. 여기에 가장 잘 맞았던 게 야상곡이다. “쇼팽은 대형 콘서트홀에서 연주하는 걸 싫어했고 작은 살롱에서 연주하는 걸 즐겼다”며 “곡을 뽐내기보다 연주를 통해 가까운 이들과 진실한 대화를 나누고 싶어한 쇼팽의 성향을 담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쇼팽의 곡은 힘을 주지 않아도 빛을 발합니다. 모든 음에 힘이 있는 베토벤과는 달리 소리가 크던 작던 조화를 이루고 그속에서 필요한 음이 떠오르게 뒷받침하죠. 음악은 아주 추상적인 언어이며 때로는 글로 표현하는 것보다 강합니다. 그의 야상곡을 들여다보며 많은 걸 느꼈죠. 인류 역사상 쇼팽 같은 시인은 없을 겁니다.”
백건우는 앨범을 바탕으로 12일 마포아트센터에서 ‘백건우&쇼팽’이라는 이름으로 리사이틀을 연다. 쇼팽의 ‘야상곡 4·5·6·10·13·16번’과 ‘즉흥곡 2번’ ‘환상 폴로네이즈’ ‘왈츠 1·4·11번’ ‘발라드 1번’ 등으로 프로그램을 채웠다. 이후 군포와 여주, 과천, 광명 부산, 춘천, 대구, 인천 등 전국을 돌며 공연한다.
그는 연주회를 앞두고 “많은 피아니스트가 쇼팽이라고 하면 듣기 좋은 예쁜 곡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섬세한 템포가 중요하다”며 “많은 이야기를 들은 템포 속에 쇼팽만의 드라마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소개했다. 전국을 돌며 공연하는 것에는 “문화라는 건 모든 사람이 똑같이 누려야 할 권리이며 그런 기회를 만드는 게 음악인의 책임이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백건우는 “앞으로 더 많은 앨범작업을 하고 싶다”고 바랐다. 황혼을 바라보는 그는 “무언가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연주는 그때로 끝나지만 녹음은 영원히 남는다. 전달하고 싶은 음악을 정성껏 연주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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