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서 '신성모독' 논란…시위대-경찰 충돌로 6명 사망

방성훈 기자I 2017.11.26 11:37:40

시위대, 이슬람 모독한 법무장관 해임 촉구하며 3주간 항의
진압 위해 투입된 경찰과 충돌…6명 죽고 250여명 부상
파키스탄 정부 언론·SNS 통제하고 軍투입키로 결정

/ 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파키스탄에서 이슬람 지지자들과 경찰과 충돌, 경찰관 2명을 포함해 최소 6명이 사망하고 25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CNN과 블룸버그 등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 달 말 파키스탄 정부가 국회의원 선서에서 예언자 무함마드에 대한 언급을 삭제토록 법을 개정하면서 촉발됐다.

이슬람 시위대는 지난 3주 동안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의 주요 교차로들을 점거하고 자히드 하미드 법무장관의 사임을 촉구했다. 무함마드가 이슬람 최후의 예언자라고 의원들이 선서하지 않아도 되도록 규정을 개정하는데 하미드 장관이 앞장섰기 때문이다. 테리크-에-라바이크 야 라술 알라(TLYRAP) 등 강경 이슬람주의 단체를 주축으로 한 시위대는 법 개정이 이슬람 모독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법원이 시위 때문에 국민들의 일상 생활이 지장을 받고 있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경찰이 투입됐고, 각지에서 격렬한 충돌이 발생했다. 경찰 집계에 따르면 이슬라마바드의 시위대는 약 1500명으로 추산됐다. 경찰 당국은 25일 자정까지 해산하라며 최후 통첩을 보냈지만 시위대는 이를 거부했다. 하미드 장관이 선서 규정을 되돌리는 법안을 재상정해 통과시키고 사과도 했지만 시위대는 그가 사임하지 않는 한 시위를 계속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오히려 시위는 카라치 등 다른 주요 도시들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파키스탄 내무부는 항의 시위가 유혈 사태로 번지자 군대를 동원해 진압하기로 했다. 다만 군대가 언제 어디에 배치될 것인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정부는 현재 저항 운동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TV 방송을 금지하고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통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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