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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온다]①올 IPO시장,' 현대차·롯데家 주목해야

박수익 기자I 2015.01.25 15:00:00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요즘 여의도는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기업공개(IPO) 목표치가 화제다. 지난해 기업공개(IPO) 열기를 이어가겠다는 최 이사장의 목표는 올해 코스피 20개, 코스닥시장 100개 상장이라는 수치로 구체화 됐다. 2005년 통합 거래소 출범 후 코스피시장은 2010년 22개, 코스닥시장은 작년 86개(기업인수목적회사 26개 포함)가 최고치였던 것에 견줘봐도 ‘파격적’이다. 주말을 빼면 1.5일마다 산술적으로 1곳씩 상장해야 가능한 수치인데 이마저도 ‘최소’ 목표치라는 단서를 달았다. 최 이사장은 “가이드라인보다 더 많은 기업을 상장시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올해 상장 대기 중인 기업들 가운데는 지난해 ‘공모 열풍’의 주인공 삼성에스디에스(018260)·제일모직(028260)처럼 공모총액 1조원을 훌쩍 넘는 ‘초대형주’는 없지만 업종 전반에 걸쳐 ‘이슈메이커’들이 많다는게 시장의 평가다. 특히 지난해 삼성의 ‘바통’을 이어 올해는 현대차와 롯데그룹 계열사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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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상장이 예상되는 현대차(005380)계열 광고업체 이노션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장녀 정성이 고문(40%), 장남 정의선 부회장(10%)이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정 부회장도 지분 40%를 가지고 있었지만 지난해 30%를 매각했다. 시장이 주목하는 또다른 현대차 계열사는 현대엔지니어링이다. 장외거래가격 기준으로 이미 현대건설(000720) 시가총액을 넘어섰고, 정 부회장(11.72%) 지분 보유 등으로 꾸준히 현대건설과 합병 가능성이 거론되는 곳이다. 이노션과 현대엔지니어링 모두 굴지 대기업 계열사라는 프리미엄과 지배구조 이슈로 부각될 수 있다. 다만 최근 현대글로비스(086280) 블록딜 무산 여파가 투자심리에 어떻게 반영될 지가 변수다.

신동빈 롯데 회장·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이 지분을 가진 롯데정보통신도 상장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시스템통합(SI)업체로 롯데그룹판 ‘삼성SDS’다. 꾸준히 상장을 타진해온 롯데건설과 롯데리아도 거론된다.

애경그룹 계열 제주항공은 최근 빠르게 성장하는 저가항공시장에 힘입어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으로 양분돼 있는 항공업종 투자 선택폭을 넓혀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방산업체 LIG넥스원, 하림홀딩스가 최대주주인 NS쇼핑(옛 농수산홈쇼핑) 등도 이미 상장해있는 동종업체들과 견줄 수 있는 중량급이다. 코스닥시장은 바이오·게임주들이 노크하고 있다. 셀트리온 계열 셀트리온헬스케어, 제2의 컴투스를 노리는 넷마블 자회사 3사와 네시삼십삼분 등이 주목을 받는다.

이처럼 다양한 기업들이 상장 대상 기업으로 거론되고는 있지만 막연하게 공모열풍을 기대해서는 안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최대어 삼성SDS는 상장후 주가부진이 거듭되면서 시초가(38만원)를 한참 밑돌 고 있다. 공모주를 손에 쥐지 못하고 시장에서 사들인 투자자는 상당수 손해 봤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공모 열풍 속에 상장한 이후 저조한 실적을 내놓는 기업들도 많다. 지난해 상반기 상장한 5곳(스팩 제외)의 실적이 전년대비 쪼그라들거나 소폭 상승에 그쳤다.

최경수 거래소 이사장의 ‘수치형’ 목표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PO 부실 여부는 상장 직후 즉각 나타나지는 않지만 잠재적 시장위험요소”라며 “거래소의 수치형 상장목표가 부실심사와 투자자보호 소홀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시장의 우려도 인식하고 있다”며 “투자자보호를 위해 더욱 철저히 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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