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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경영학)`절대로` 적자 안내는, 40년 신화의 비결

송병무 기자I 2009.03.30 09:59:04
[이데일리 송병무 칼럼니스트] 제조업의 성공비법은 가능한 한 좋은 품질의 원료를 싼 값에 구매해서 최대한 싼 값에 만들고 가능한 한 높은 가격으로 많이 파는 것이다. 최대한 원가를 낮추면서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을 올려 최대의 매출을 올려 나가는 『저비용∙고품질∙고수익』의 메커니즘이 정착된 회사는 웬만한 위기에도 잘 흔들리지 않는다. 싸게 만들어서 높은 가격에 팔면 이익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메커니즘의 3개 축에서 한 가지라도 문제가 있으면 회사의 이익구조에 균열이 생기게 된다. 원가가 높은 제품은 획기적인 품질이 뒷받침 되지 않고서는 결국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장사다. 원가가 낮아 가격경쟁력이 있어도 품질이나 납기 등의 문제로 고객이 외면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퇴출되거나 이익이 저조하여 기업경영에 부담이 가중된다.

제조업은 제품가격을 올리기가 용이하지 않기 때문에 이익을 늘리기 위해서는 원가를 줄이는 것이 급선무이다. 특히 제품의 시장지배력이 취약한 기업은 불황기일수록 원가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경쟁사를 압도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갖추지 못한 기업은 가장 적은 비용으로 최고의 품질의 가진 제품을 적시에 많이 팔아내는 원활한 순환구조를 갖추고 있어야만 그나마 명맥이라도 유지할 수 있다.
 
뚜렷한 경쟁무기도 없고 내수나 수출시장의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과다한 고정비로 원가부담이 가중되거나 공정에서의 실패비용이 늘어나거나 클레임 보상 금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되면 자칫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비용 한 단위의 투입가치가 극대화 되도록 『원단위 관리』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다.

제조원가는 제조직접원가와 간접원가를 동시에 줄여 나가는 것이다. 원가를 줄이면 판매경쟁력도 그만큼 높아진다. 원가요소 중에서도 고정비가 이슈이다. 고정비란 생산량의 증감에 관계없이 고정적으로 일정하게 발생하는 비용이다. 설비가 중후장대하고 제품구조가 복잡할수록 고정비는 커진다. 따라서 고정비의 비중이 높은 기업은 수요부진이나 판매감소 등으로 생산량이 줄면 단위당 원가가 상승하고 단위당 원가상승은 곧 수익성 악화로 연결되기 때문에 아주 골칫거리이다. 고정비는 경기불황으로 가동률이 급격히 줄어드는 요즘 회사의 생존을 좌우하는 종양과 같은 존재이다.

생산공정에서의 고정비를 줄여 원가경쟁력을 올리기 위해서는 ① 『과감하게 버리는 것』, 즉, 외주화를 늘리고 ② 수익중심의 생산체제를 추구하여 운영해야 한다.

『과감하게 버려라』

회사가 직접 하지 않아도 되는 일, 회사가 못하는 일, 남이 하면 더 잘하는 일은 밖으로 맡기고 확실히 챙기면 된다. 즉, 회사의 핵심역량이 아닌 업무는 과감하게 외주화 하는 것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일을 맡기되 철저하게 챙기면 공정의 흐름과 품질에는 문제가 없다. 기능을 외부로 보내면 고정비가 변동비로 바뀐다. 전략적 외주화는 총 비용을 줄일 수도 있다.
 
미국 철강사인 뉴코(Nucor)는 『고정비의 변동비化』라는 관점에서 모든 비용을 관리함으로써 지난 40년간 단 한 번의 적자도 내지 않고 제조업체로서는 경이로운 누적 영업이익률 17%라는 성과를 내며 매출 22조의 세계 제 1위의 전기로 제철회사로 상장했다.

Nucor에는 연구소가 없다. 신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은 수 년간 전략적 제휴를 유지해 온 전문연구소나 대학으로부터 확보한다. 그리고 회사의 제품 개발 방향과 일치하면 과감하게 투자한다. 이를 통하여 Nucor는 친환경 제품과 관련한 신기술 특허를 독보적으로 보유하게 되었다. 핵심원료인 고철(Scrap)도 전량 외주로 구매한다. 최근에는 고철의 수급 불균형을 예방하기 위하여 고철 공급사를 자회사화 했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몇 백만 톤의 원료를 남의 손에 맡겨서 조달해 왔다. 핵심원료를 외부에 맡기는 것이 리스크가 높아 보이지만, Nucor는 고철구매가 자신들의 핵심역량이 아니라는 이유로 몇 십 년 동안 외주구매 방식을 지켜왔다.

Nucor의 총 직원 13,000명 중에서 본사의 근무인원이 고작 70명이다. 외주화를 통하여 가장 슬림하고 가장 신속하고 가장 원가경쟁력이 있는 회사로 성장한 것이다. Nucor의 전설적인 경영자인 아이버슨 회장은 『발상의 전환』이 이런 것을 가능하게 했다고 술회한다. 『잘하는 것에 집중하고 제조업의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창의와 혁신이 이루어 낸 성과이며, 이를 통하여 Nucor의 원가경쟁력은 누구도 따라 올 수 없을 정도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되었다』고 회고한다.

델(Dell)은 글로벌 판매망을 갖추고 있는 세계 최고의 컴퓨터 회사이지만 회사 내에 생산공장이 없다. 중국이나 인도 등 해외에 조립공장을 외주화 하여 운영하고 미국본사와 지역본사는 설계와 유통에만 집중하는 방식을 위하고 있다. 본사에서 전달된 설계도에 따라 각 지역의 외주공장에서 제품을 만드는 방식이다. 가장 빠르고 가장 싸고 가장 신속하게 고객에게 출하함으로써 공장 없이도 세계적인 컴퓨터 제조업체로 성장하였다.

『수익중심의 생산체제를 구축하라』

생산방식을 최대한 유연하게 운영하여 설비당 원가를 줄여 나가야 한다. 즉, 팔리지 않는 제품은 과감하게 생산품목을 전환하거나 줄여야 한다. 설비 고정비도 염려가 되겠지만, 안 팔리는 제품을 만들어서 재고로 쌓아둔다면 그것은 더 큰 부담이 된다.
 
제품별 영업이익에 따라 설비운영에 대한 총체적인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가진 설비를 100% 365일 운전해야 한다는 것은 ‘ 만들면 팔린다‘라는 메이커(Maker) 중심의 편협된 발상이다. 설비는 검토 단계부터 시장의 크기를 예측하고 적정 가동률이 전제가 되었을 때 도입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설비로 인한 고정비 증가를 처음부터 예방할 수 있다. 판매 가능성이 떨어지는 제품을 생산하기 위하여 비싼 설비를 치밀한 검토 없이 도입하면 안된다. 국내 기업의 공장에 이처럼 계륵과도 같은 설비 한 두 개는 다 있다.

모든 제품을 직접 생산해야 하고, 제품생산을 위한 모든 설비를 보유해야 하며, 기업의 생산설비는 우리 손으로 365일 운전해야 한다는 『생산독점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수익이 나지 않는 제품은 처음부터 만들지를 말거나 생산을 중단하거나 품목을 전환하거나 줄여야 한다. 극소수의 고객만이 찾는 구색 맞추기 생산이나 만들면 만들수록 손실이 커지는 한계이익제품의 생산 역시 중단하거나 줄여야 한다. 무수익을 지나 손실을 내는 제품을 생산하는 설비는 과감하게 내다 팔아야 한다.

시장에서 팔리는 제품 포트폴리오(Product Mix)에 따라 설비운용 계획이 탄력적으로 연동되어야 한다. 제조업의 설비에 대한 애착은 지대하다. 그래서 가동이 되지 않더라도 일단은 가지고 있으면서 기다려 본다. 그러나 기다릴수록 원가나 기회손실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게 된다. 손실을 내거나 가동되지 않는 설비는 고철이다. 생산계획은 철저하게 수익성에 초점을 두고 전략적으로 탄력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설비가동률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는 높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서 많이 파는 길 밖에 없다. ‘ 만들면 팔린다‘라는 Maker의 시대는 이제 지났다.

제품생산이 중단된 설비를 외주 임대하여 유휴설비에서 수익을 내는 방식이 해외에서는 활성화 되고 있다. 틈새시장에서 활동하는 일종의 특화제품 전문기업이 범용설비나 노후설비를 임차하여 생산하여 제품의 영업이익을 설비 임대회사와 서로 배분하는 방식이 활성화 되고 있다. 계약종료 후에는 설비임차인에게 싼 값에 설비를 양수하여 부가수익을 한 푼이라도 더 뽑아낸다. 이렇듯 원가를 줄이기 위한 선진기업의 노력은 어떤 설비도 방치하지 않는다는 마인드로 처절하게 관리되고 있다.

외주화나 탄력적 생산체제가 고정비를 변동비화 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무턱대고 따라 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외주화를 잘 하기 위해서는 『회사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회사의 핵심역량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이것을 잘 지키고 보호하는 시스템이 우선 구축』되어야 한다. 외주화를 통하여 회사의 핵심역량에 손실이 오거나 부작용이 생겨서는 안되기 때문에 신중하게 검토하고 시행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수익중심의 탄력적 생산체제가 가능해지기 위해서는 마케팅 조직이 생산과 연구개발을 선도(Lead)하는 마케팅 중심의 조직운영시스템이 정착되어야 한다. 고객이 찾는 제품과 수익을 내는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 데, 그것을 가장 잘 아는 것이 마케팅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선진기업의 생산계획은 마케팅의 판매계획 또는 영업이익 추진계획에 따라 연동되어 있다. 생산파트가 판단하여 원료를 투입해서 라인을 가동한다는 것은 해외 선진기업에서는 상상하기 힘들다. 연구개발도 시장에서 팔릴 수 있는 제품을 연구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비용 몇 푼 줄인다고 해서 원가경쟁력이 획기적으로 올라가지 않는다. 모든 것을 직접 다하면 비용은 늘어나기 마련이다. 팔리지 않는 제품을 만들면 그 만큼 손실은 불어난다. 원가절감은 결국 시장과 고객이 인정하는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송병무 (주)MK C&I 대표
www.mkcn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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