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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긴급 합의한 `금융기관 구제안` 내용은

피용익 기자I 2008.10.13 09:55:54

유로존 15개국 금융권 구제 합의
각국 구체적 구제금융안 속속 발표
글로벌 자금시장 일단 환영

[이데일리 피용익기자]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럽 15개국) 국가들이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금융권을 살리기 위해 은행간 대출 보증과 은행 지분 인수 방안을 주요 골자로 하는 구제책에 합의했다.

유로존 정상들은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금융권 구제가 유럽의 경제 성장과 고용 창출에 필수적인 조치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금융위기 해소를 위한 글로벌 공조가 구체화되면서, 그동안 약세를 지속해 온 증시 분위기도 반전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도 반등을 점치고 있다.

◇ 어떤 내용 담겼나

유로존 정상들은 금융 시스템이 제 기능을 되찾게 하기 위해 단호하고 포괄적인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금융 위기가 실물 경제로 확산되는 것을 최대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도출된 합의안은 2009년말까지 ▲정부가 은행간 대출을 보증을 해줌으로서 은행들의 자금조달을 용이하게 하고 ▲금융권에 추가적인 자금원을 제공하며 ▲이를 통해 위기에 빠진 은행들의 효율적인 재자본화를 가능하도록 했다.

또 ▲최근의 이례적인 시장 상황을 고려해 회계 기준 적용에 유연성을 확보하고 ▲유럽 국가들 간의 공조 체제를 강화키로 했다.

유로존 국가들은 그러나 이번 구제금융안을 위해 어느정도의 비용을 지출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각국은 13일부터 개별적으로 세부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는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는 영국의 고든 브라운 총리도 참석해 유로존의 구제금융안에 대해 지지의 뜻을 나타냈다. 다른 유럽연합(EU) 국가들도 오는 15일 벨기에 브뤼셀에 모여 유로존을 지지하는 조치를 취할 것으로 기대된다.

◇ 각국 구제금융 속속 나서

유로존 15개국이 큰 틀의 구제금융안에 대해 합의를 이뤄낸 가운데 유럽 각국은 개별적인 세부 방침 발표에 속속 나서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영국 정부가 금융 시스템 안정화를 위해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과 핼리팩스뱅크(HBOS), 바클레이즈, 로이즈 등 은행들에 약 500억파운드를 투입키로 했다고 전했다. 특히 RBS와 HBOS의 대규모 지분 인수를 통해 이들 은행을 국유화할 방침이다.

프랑스는 은행들에 대한 정부 보증을 제공하고 은행권 자금 지원을 위한 별도의 기관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AFP통신이 정치권 관계자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독일 정부도 위기에 빠진 은행들을 회생시키는 데에 1000억유로를 지원키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독일 한델스블라트를 인용해 보도했다. 스페인 정부도 필요할 경우 자금을 투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네덜란드는 자국 금융권 보호를 위해 200억유로 규모의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노르웨이 정부는 금융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기 위해 모기지 교환을 위한 554억달러 규모의 정부 국채를 지원키로 했다.

◇ 시장은 일단 환영

유로존 국가들의 구제금융안 합의 소식에 시장 전문가들은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조지 소로스 퀀텀펀드 회장은 "공황 상태에 있는 시장이 유럽 국가들의 결정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단언하기 어렵다"면서도 "개인적인 견해로는 시장이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피터 케니 나이트에쿼티마켓 매니저는 "주요 국가 정부들의 시장 개입이 단행된 만큼 합리적인 반응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룻밤 사이에 시장을 진정시키지는 못하더라도 시장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증시도 반등하고 있다. 13일 아시아 증시에서 첫 출발한 뉴질랜드 증시와 호주 증시는 일제히 강세다. 한국 증시도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시간 오전 9시7분 현재 뉴질랜드 뉴질랜드 NZX50 지수는 1.52% 상승한 2848.02를 기록중이고, 호주 S&P/ASX 200 지수는 5.80% 오른 4190.30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 코스피지수는 3.50% 상승한 1284.94를 기록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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