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남창균기자] 최근 3년 동안 서울지역 신규 아파트 분양가 상승률이 기존 아파트 값 상승률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가 상승률이 집값 상승률을 압도한 것이다.
16일 건설교통부와 국민은행에 따르면 2002년 말부터 2006년 2월까지 서울지역 신규아파트 분양가는 55.2% 올랐지만 기존 아파트 값은 21.4% 상승에 그쳤다.
수도권도 같은 기간 분양가는 76.1% 뛰었지만 기존 아파트 값은 16.7% 오르는데 그쳤다. 분양가 상승률이 기존아파트 값 상승률보다 4.5배나 더 높은 것이다.
지방은 분양가 상승률과 기존 아파트 값 상승률 차이가 더욱 벌어졌다. 부산은 같은 기간 분양가는 48.1% 올랐지만 기존 아파트 값은 고작 6.1% 올랐다. 또 ▲대구는 분양가 61%, 기존아파트 값 19% ▲광주는 분양가 54.5%, 기존아파트 값 14.8% ▲대전은 분양가 98.7%, 기존아파트 값 34.4% 였다.
이처럼 분양가 상승률이 기존아파트 값 상승률보다 높은 것은 신규아파트 프리미엄이 있는 데다 땅값과 건축비가 적지 않게 올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건설업체들이 분양가를 책정할 때 합리적인 기준보다 주변아파트 값을 1차적으로 고려한 요인이 크다.
또 이 같은 결과는 최근의 아파트 값 상승이 분양가 따라잡기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음을 보여준다. 한 전문가는 "그동안 집값 상승추이를 보면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기존 아파트 값을 끌어올린 측면이 많다"며 "특히 신도시 주변지역은 이런 요인이 강하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공공택지에 원가연동제를 도입하면서 이 같은 현상은 약화되고 있다. 정부는 원가연동제 도입으로 판교는 30%, 동탄은 10-15% 정도의 분양가 인하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평균 평당 1176만원에 공급된 판교의 경우 원가연동제가 적용되지 않았다면 평당 1600만원선에 분양됐을 것이란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