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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새벽 2시 마감가는 1366.5원이다.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1370.4원)보다는 3.9원 내렸다.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 하락에 글로벌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자 야간 장에서 환율은 하락 압력을 받았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7월 생산자물가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월 대비 0.1% 상승했다. 이는 다우존스의 시장 예상치 0.2% 상승을 하회하는 수치이고, 전월치인 0.2% 상승에도 못 미쳤다. 전년 동기 대비(계절 비조정)로는 2.2% 상승해 이 또한 전월치인 2.7% 상승에서 크게 둔화했다.
특히 서비스 부문의 물가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하락했다. 7월 상품 지수는 전월보다 0.6% 상승하며 석 달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지만, 서비스 지수는 전월보다 0.2% 하락했다. 작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하락한 것이다.
생산자물가는 선행 지표 성격이 있다. 도매 서비스 물가가 하락함에 따라 이날 저녁 공개되는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7월 소비자물가마저 예상치를 밑돌면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도 더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생산자물가 둔화로 인해 9월 ‘빅 컷’(0.5%포인트 금리 인하) 베팅은 다시 우위를 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9월 기준금리가 50bp(1bp=0.01%포인트) 인하될 확률을 53.5%로 반영했다. 전날에는 25bp 인하가 근소하게 우위였다.
연준 인사들은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3일(현지시간) 공개 발언에서 기준금리를 내리기 전에 “좀 더 많은 데이터를 보고 싶다”며 “금리를 내리기 시작했다가 방향을 바꿔서 금리를 다시 올려야 한다면 정말 나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경제가 예상대로 전개되면 올해 말까지는 금리 인하를 지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도매물가 둔화 소식에 국채금리는 급락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5.7bp(1bp=0.01%포인트) 떨어진 3.852%를,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도 7.3bp 하락한 3.942%까지 내려갔다.
달러화는 급격히 약세를 나타냈다. 달러인덱스는 13일(현지시간) 오후 7시 17분 기준 102.59를 기록하고 있다. 103을 웃돌던 달러인덱스가 102로 내려온 것이다. 아시아 통화는 소폭 강세다. 달러·엔 환율은 146엔대, 달러·위안 환율은 7.14위안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중동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은 여전히 높지만, 이란과 이스라엘 간 충돌은 아직 현실화하지 않았다. 이에 국제유가는 6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중동 긴장 고조에도 원유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전망이 더 강해지면서 유가를 짓눌렀다.
이날 미국 물가 둔화로 촉발된 위험선호 심리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국내증시도 외국인 투자 심리 회복에 힘입어 상승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환율도 국내증시와 동조화하며 하락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수출업체의 추격매도까지 따라 붙는다면 환율 하락 속도는 가팔라질 수 있다.
다만 내국인의 해외주식투자 수요, 달러 저가매수 등이 환율 하단을 단단하게 지지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