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짤짤이` 논란 최강욱 엄벌 촉구 "野, 약속 지켜야"

이상원 기자I 2022.06.20 09:12:33

18일 만의 침묵 깨고 작심 발언
"무거운 처벌로 혁신 증명해야"
"팬덤과 결별하고 국민께 다가가야"
이원욱 "野, 박지현 희생양 삼지 말자"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6·1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안고 비상대책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난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이 18일간의 잠행을 깨고 20일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박 전 위원장은 자당 윤리심판원에 `짤짤이` 발언으로 성희롱 논란을 빚은 최강욱 의원에 대한 징계를 강력히 촉구했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지난달 17일 대구 서구 내당동 서재현 대구시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 의원의 성희롱 발언과 동료 의원들의 은폐 시도, 2차 가해까지 모두 합당한 징계를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오늘 최 의원에게 무거운 처벌을 내리고 민주당이 국민이 원하는 혁신의 길로 들어섰다는 것을 확실히 증명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최 의원은 지난 4월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 및 보좌진과의 비공개 화상회의에서 성적 행위를 뜻하는 은어를 사용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최 의원 측은 “한 의원의 화상 화면이 꺼져 있고 목소리만 나오자 왜 안 나오느냐며 학교 다닐 때처럼 `짤짤이`(주먹에 동전을 넣고 하는 노름)를 하는 것이냐는 식의 농담이 있었다”며 해명했다.

박 전 위원장은 “최 의원은 윤리심판원 출석을 미루며 징계 처리가 미뤄졌고, (비대위원장 당시) 제가 비상 징계를 요구했지만, 우리 당은 수용하지 않았다”며 “결국 선거 뒤 윤리심판원에서 징계하겠다고 국민께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 의원은 거짓과 은폐와 2차 가해로 당을 위기로 몰아 넣었다”며 “(최 의원의 징계가) 경징계에 그치거나 징계 자체를 또 미룬다면, 은폐 시도나 2차 가해는 빼고 처벌한다면, 국민은 민주당의 어떤 반성과 쇄신 약속도 믿지 않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혁신은 `약속을 지키는 민주당`으로 시작해야 한다”며 “그 약속을 지키는 날이 오늘”이라고 피력했다.

박 전 위원장은 “지금 민주당 앞에는 두 갈래 길이 있다”며 “하나는 혁신의 길이다. 동지의 잘못을 처벌하고 국민께 다가가는 길이고 또 하나는 팬덤의 길이다. 동지를 감싸주고 국민께 버림받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로 오늘, 최강욱 의원에 대한 윤리심판원의 결정에 따라 민주당이 어느 길로 갈지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은) 오만과 범죄를 저질러도 감싸주는 `방탄 팬덤`에 빠져 반성하고 거듭나라는 국민의 뜻을 외면하고 선거 참패의 원인을 제공했다”며 “그 책임이 절대 적지 않다”고 했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연일 박 위원장의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이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년 박지현은 민주당의 가치를 실현할 사람이다. 모자란 점도 있지만 민주당이 지키고 성장시켜야 할 인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이 의원은 전날 “시행착오 속에서도 당내 목소리의 다양성을 지키고, 성 비위 등의 폭력에 맞서 싸운 모습은 박지현이 좋은 정치인으로 커 나갈 수 있다는 잠재력을 보여줬다. 이제 쉼을 끝내고 도약하자”며 박 전 위원장에 복귀를 요청했다.

그는 “다만 선거 직전 비판 몇 가지는 민주당에 생채기를 내고, 선거 직전 메시지로는 적절하지 않았다. 시기의 문제만 있었을 뿐”이라며 “사실 지선 5일 전 발표한 혁신안도 옳다. 팬덤에 대한 평가도 옳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점에 대해서는 박지현 전 위원장 역시 자성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박지현을 희생양 삼아선 안 된다. 청년을 쓰다 버리는 민주당이 돼선 절대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당 윤리심판원은 이날 오후 최 의원의 성희롱 의혹과 관련한 회의를 열고 징계 여부와 수위를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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