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경의 亞!금융]'더는 힘들다'..배당카드 뽑는 홍콩 은행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인경 기자I 2020.11.01 11:12:10

지난 4월 英 요청에 배당 중단했던 HSBC "재개검토"
75년만의 무배당‥주가 반토막에 본사 홍콩이전 여론도
SC도 실적 전망치 상회에 주주환원계획 검토 목소리
3Q 9조원 순이익 실현한 국내 4대 금융지주에도 눈길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금융당국의 검토로 배당을 중단했던 글로벌 은행들이 주주환원을 재개할 눈치다. 올들어 주가가 반토막났던 홍콩 은행들은 당국과 대화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1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홍콩달러를 찍는 은행(발행은행) 중에 가장 규모가 큰 은행인 HSCB(홍콩상하이은행)가 배당을 검토하고 있다. 노엘 퀸 최고경영자(CEO)는 “당국과 협의해 배당 재개를 판단한 후, 내년 2월 결산에서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HSBC는 영국 금융당국의 요청에 따라 지난 4월 1주당 0.21달러를 지급하려 했던 결산 배당 계획을 전면 중단했다.세계 2차대전 직후였던 1945년 이후 75년 만의 일이었다.

당시 영국 금융당국인 영란은행 건전성 감독국은 ‘코로나19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은행 내 충분한 현금이 있어야 한다’며 은행들에 서한을 보내 ‘배당금 취소의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감독권한을 통해 강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홍콩 대형은행들은 아시아 금융허브라는 지리적 위치를 기반에 두고 활동하고 있지만, 영국령 시절 세워지다 보니 런던에 본사가 있다. 영란은행의 발언에 HSBC를 비롯해 또 다른 홍콩의 통화발행은행 SC도 배당을 중단했다.

금융주가 ‘배당주’로 분류되는 건 전세계적인 현상이지만, 홍콩에서 HSBC나 SC의 주식은 그 정도가 남다르다. 홍콩 은퇴자들은 HSBC나 SC에서 나오는 배당금에 크게 의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HSBC의 경우, 개인투자자 비중이 30%를 웃돈다.

게다가 미·중 무역전쟁이 지속하면서 홍콩의 금융허브 지위마저 흔들리자 주가 하락세는 더욱 가파르게 진행됐다. 홍콩증시에 상장한 HSBC는 연초 60.90홍콩달러에 거래됐지만 9월 말 28.60홍콩달러로 53%나 추락하기도 했다.

이에 HSBC의 주주들은 본사를 찾아가 집회를 열고 항의했다. 항의의 뜻을 모은 주주들만 3000명에 이르고 이들이 보유한 주식은 전체 지분 2% 이상을 웃돌았다. 본사를 다시 홍콩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도 거세졌다.

결국 개별 은행의 일에는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던 홍콩 증권선물위원회까지 개입해야하는 상황이 됐다. 홍콩 증권선물위원회는 ‘중요한 공익으로 배당을 중단한 만큼, HSBC를 규제할 이유는 없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비교적 잦아들고 있는데다 실적도 개선되고 있는 만큼, HSBC는 조심스럽게 배당금 지급을 검토하는 모양새다. 배당계획을 발표하자 HSBC의 주가는 5% 급등했다.

SC 역시 내년 배당 등 주주 환원 정책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SC는 3분기 세전이익이 7억4500만달러로 시장예상치(5억200만달러)를 한참 웃도는 만큼, 주주들에게 돌려주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콩 은행들이 배당 재개를 검토하는 가운데 이같은 움직임이 다른 나라로 이어질지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국내 4대 금융지주는 지난 3분기 9조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내며 2분기보다 30% 가량 웃도는 성적을 거뒀다. 건전성 지표인 BIS 자기자본비율 역시 당국의 요구(10.5%)를 한참 웃돌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진행형인데다 금융당국의 대규모 지원에 따른 ‘아직 드러나지 않은 리스크’가 있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국내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코로나19라는 특수상황은 잘 알고 있다”면서도 “실적이 좋아지고 있는데 주가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라 주주친화 정책에 대한 압박이 계속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AFP제공]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