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90만원부터 시작하며 볼보 90 시리즈의 가치를 전달하는 S90 D4는 크로스오버 모델인 XC90와 곧 출시를 앞둔 크로스컨트리(V90 CC) 그리고 V90 등 뉴 90 시리즈와 함께 지금까지 이뤄온 성장을 보다 담백하고 간결하게 전달해야 한다.
볼보의 새로운 플랫폼인 SPA를 통해 개발된 볼보 S90은 기존의 플래그십이라 할 수 있는 S80보다 전장이 100mm 가량 긴 4,963mm에 이르는 긴 차체를 자랑한다. 여기에 1,879mm의 전폭과 1,443mm의 낮은 전고는 웅장하면서도 다이내믹한 감성을 드러낸다. 여기에 2,941mm에 이르는 긴 휠 베이스는 쾌적한 실내 공간을 예고한다. 한편 S90 D4의 공차중량은 1,795kg으로 S90 T5보다 살짝 무겁다.
볼보 S90의 디자인은 지난 2013년 공개된 ‘콘셉 쿠페’에서 시작한다. 많은 기대 속에서 등장한 ‘콘셉 쿠페’는 고급스러운 실루엣을 자아내는 직선과 극단적인 프로포션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틱한 균형감을 선사한다. 여기에 볼보 고유의 시그니처 라이팅이라 할 수 있는 ‘토르의 망치’을 품은 헤드라이트 그리고 보다 고급스러운 실내 디자인에 대한 방향성이 담겼다.
이러한 디자인 기조를 이어 받은 S90의 모습은 콘셉 쿠페와 대담하면서도 역동적인 모습이다. 세로형 가니시가 더해진 프론트 그릴과 새로운 디자인의 아이언 마크는 보다 섬세하고 고급스럽게 느껴지며 ‘토르의 망치’로 불리는 새로운 시그니처 라이팅 헤드라이트, 섬세하고 당당한 실루엣의 전면 범퍼 낮은 무게 중심과 당당함을 과감히 드러내 볼보의 변신을 강조했다.
드라마틱한 외관이 돋보이는 외관 디자인에 걸맞게 S90의 실내 공간은 보다 고급스러운 공간으로 꾸며졌다. 어쩌면 이번 S90의 실내 공간 하나만으로도 볼보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정체성을 자신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실제 S90의 실내 공간에는 고급스러운 가죽과 자연 고유의 느낌이 돋보이는 우드 패널 그리고 금속 특유의 재질이 돋보이는 패널이 더해졌다.
기자는 개인적으로 실내 공간에 우드패널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볼보 90 시리즈의 디자인은 다소 달랐다. 실내 공간, 특히 대시보드에 우드패널을 넓게 적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죽, 금속 패널과 어우러지며 그 시각적인 만족감이 무척 높았다. S90 출시에 볼보가 자신했던 ‘스웨디시 프리미엄’을 보다 명확히 확신할 수 있었다.
볼보 S90 D4의 보닛 아래에는 볼보가 새롭게 개발한 지능형 연료분사 기술인 ‘i-ART가 적용된 D4 디젤 엔진이 탑재된다. 향후 90 시리즈는 물론 볼보의 다양한 신형 모델에 적용될 D4(직렬 4기통 2.0L 터보) 디젤 엔진은 4,250RPM에서 190마력을 내며 1,750~2,500RPM에서 40.8kg.m의 토크를 낸다. 프리미엄 디젤 세단의 대표적 모델인 BMW 520d와 비슷한 구성이다.
D4 엔진은 여기에 8단 기어트로닉 변속기를 거쳐 전륜으로 출력을 전달하여 볼보 S90 D4는 리터 당 14.0km의 공인 복합 연비를 자랑한다.(도심 12.2km/L 고속 17.0km/L) 이를 통해 볼보 S90 D4는 정지 상태부터 시속 100km까지 8.2초의 시간을 필요로 하며 최고 속도는 230km/h에 이른다.
볼보 S90 D4의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도어를 열고 곧바로 시트에 몸을 맡겼다. 이상적인 시트 포지션, 안락한 착좌감은 절로 미소를 짓게 만드는 요소다. 대시보드, 센터페시아 등을 살피며 나파 가죽, 메탈 패널에 감탄하게 됐다. 원래부터 차를 잘 만들기로 소문난 볼보가 멋을 더하면서 드러나는 고급스러운 감성이 무척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독특한 엔진 스타트 다이얼을 돌려 시동을 걸면 정숙함이 전해진다. 디젤 고유의 진동이나 소음이 전해지긴 하지만 거슬리거나 불편함을 느끼는 정도는 아니다. 고급스러운 감성을 한껏 감상하며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물론 190마력과 40.8kg.m의 토크는 일상적인 주행은 물론 주행 페이스를 끌어 올려 달릴 때에도 무척 만족스럽다. 특히 드라이빙 모드를 다이내믹으로 설정할 때에는 살짝 긴장된 듯한 차량의 반응을 바탕으로 두터운 토크를 과감하게 드러낸다. 매서운 가속력이라 할 수는 없지만 풍부한 토크를 덕에 지친 기색 없이 꾸준히 가속하며 주행 페이스를 끌어 올렸다.
대신 과감함을 원할 때는 주저 없이 기계적인 감성을 드러낸다. 스티어링 휠에 패들 쉬프트가 없기 때문에 기어 레버를 조작하게 되는데 변속 순간, 혹은 RPM을 한껏 사용할 때 느껴지는 기계적이면서도 제법 와일드한 연출이 페달에 닿은 발과 스티어링 휠, 기어 레버를 쥔 손 끝으로 전해진다.
특히 제동 상황에서는 우수하면서도 부드럽게 전개되는 제동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이면서도 신뢰도 높은 제공을 가능하며 조향의 경우에는 기계적인 일체감과 기민한 반응을 바탕으로 정확하고 정교한 컨트롤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끼게 한다. 조향은 끈적하거나 기민, 혹은 감각적인 느낌은 아니지만 노면의 정보를 매끄럽게 전하는 ‘볼보 특유의 기계적 감성’이 느껴져 운전의 재미를 놓치지 않는다.
좋은 점: 프리미엄 세단의 존재감 그리고 뛰어난 출력, 효율을 놓치지 않는 파워트레인
안좋은 점: 약간의 적응 시간이 필요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볼보 S90 D4는 유수의 프리미엄 디젤 세단이 넘치는 현재, 감히 가장 이상적인 프리미엄 디젤 세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았다.
당당함이 돋보이는 디자인, 여유로움과 고급스러운 감성이 돋보이는 실내 공간 그리고 드라이빙과 효율성을 모두 잡은 파워트레인의 구성은 그 자체만으로도 매력적이지만 5,990만원부터 시작하는 가격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볼보 S90 D4는 프리미엄 디젤 세단을 고려하고 있는 소비자에게 주저 없이 추천할 수 있는 그런 존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