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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가 ‘국민 암 예방 수칙’을 10년 만에 개정한 것도 이러한 행보의 일환이다. 이 수칙은 복지부와 국립암센터가 일반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암 예방을 좀 더 쉽게 실천할 수 있도록 선정한 10가지 행동 수칙으로 구성돼 있다. 이 수칙은 올해 암 예방의 날(3월 21일)에 공표됐다.
개정된 내용에서 가장 이목을 끄는 건 음주 기준이다. 기존에는 하루 두 잔 이내의 소량 음주를 허용한 반면 개정 수칙에는 ‘암 예방을 위해 하루 한두 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한두 잔의 반주나 시원한 맥주 한 캔을 별다른 위험 인식 없을 즐겼을 사람들에겐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 심혈관질환을 포함한 몇몇 질환에 있어서 한두 잔 이내의 음주가 예방효과가 있다는 근거 자료를 바탕으로, 일부 사람들은 약간의 술은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암 예방의 관점에서 보면 술은 발암물질이다. 모든 술의 주성분은 에탄올인데 술의 종류와 상관없이 이 에탄올을 얼마나 많이, 자주 섭취했느냐에 따라 암 발생 위험도가 달라진다. 작년에 가공육과 적색육의 발암 위험도에 대해 경고했던 세계보건기구 산하의 국제암연구소는 술과 술의 대사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를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해오고 있다.
개정안은 지속적인 소량 음주가 암 발생을 높일 수 있다는 오랜 기간 축적된 연구 결과를 반영하고 있다. 200편이 넘는 많은 논문을 종합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한 잔의 가벼운 음주(알코올 섭취량 12g 이하)로도 구강인두암 17%, 식도암 30%, 유방암 5%, 간암 8%. 대장암 7% 씩 암 발생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미국에서는 간호사 10만 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일주일에 3~6잔의 음주(하루 알코올 섭취량 5~10g)로 유방암 발생 위험이 15% 증가한다고 보고된 바 있다. 유럽연합이나 캐나다도 암 예방 수칙을 통해 이전에는 소량의 음주를 허용했다가 최근에 암 예방을 위해서는 술을 아예 먹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게다가 술 자체가 중독성이 있고 술 마시는 상황에 따라, 기분에 따라 소량의 술이 곧잘 과음·폭음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우리나라 남성의 74%, 여성의 43%가 한 달에 한 번 이상 음주를 하며, 한 번에 소주 한 병 이상 마시는 고위험 음주 유형도 14%나 차지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한해 3000명 이상 음주로 인해 암이 발생하고 1000명 이상이 음주로 인한 암으로 사망한다. 특히 한국인의 상당수는 알코올 분해효소의 활성도가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음주에 의한 암 발생을 더욱 조심해야 한다.
최근 강도 높은 금연 정책으로 흡연에 대한 인식은 많이 개선됐지만 음주에 대해서는 여러모로 관대한 것이 사실이다. 이번 암 예방 수칙의 개정이 우리 사회의 음주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로 작용하길 기대한다.
세계보건기구에 의하면 암의 3분의 1은 예방가능하며, 3분의 1은 조기검진을 통해 완치가 가능하고, 나머지 3분의 1은 적절한 치료로 완화가 가능하다고 한다. 오늘부터 암 예방 수칙에 따라 새롭게 건강상식을 세우고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은 어떨까. 암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행동이 암뿐만 아니라 대사증후군과 같은 다른 질병까지 예방해 백세까지 건강하게 사는 길을 열어줄 것이다.
<이강현 국립암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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